전세계 해역에서 해적들에 의한 선원 납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피해 예방을 위한 법률을 마련했다. 위험 지역에서의 무리한 조업으로 사고가 나면 어선 및 책임자에 대한 책임 강화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원이 승선한 외국적 선박의 경우에는 강제할 방법이 없어 더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회에서 ‘국제항해선박 등에 대한 해적행위 피해예방에 관한 법률’(이하 해적피해 예방법) 개정안을 비롯해 ‘선박직원법’·‘원양산업발전법’·‘해운법’ 개정안 등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적피해 예방법에는 권고사항이던 고위험해역 진입제한의 법적 근거가 담겼다. 다만 긴급한 구조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가 적용된다. 선박직원법 개정안과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은 해적피해 예방법에 규정된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선원의 해기사 면허 및 어선의 원양어업허가 또는 어선 입출항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해운법 개정안은 고위험해역 진입제한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선박 등에 대해 관리자가 선원의 취업 주선 제한 등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은 서아프리카 해상 등에서 해적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마련됐다. 지난 5월 31일 서아프리카 베냉 인근 해역에서는 해적이 외국적 참치잡이 어선을 습격해 한국인 선원 4명과 외국인 선원 1명을 납치했다.
업계에서는 해적피해 예방법 등이 시행되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외국 어선에 승선한 한국 선원의 경우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해적피해 예방법은 우리나라 국적 선박 및 해당 선박에 승선하는 선원뿐만 아니라 외국적 어선에 승선하는 한국에게도 적용되지만 이런 규정을 외국 선사에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