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두가 위축되어 있지만 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위기 타개에 나선 부산의 기업들도 있다. 부산의 기업 중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곳을 찾아 소개한다.

㈜골든블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주류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불황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최초 ‘저도 위스키’를 내놓으며 위스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저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혁신 DNA’를 내세워 현재의 위기 극복에 나선 것이다.

골든블루는 부산에 기반을 둔 종합 주류 회사이다. 2009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36.5도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내놓아 국내 위스키 시장의 판세를 바꿨고, 2016년 모던한 위스키 ‘팬텀’을 선보여 위스키와 다소 거리가 있었던 젊은 층을 공략했다. 또 2017년에는 세계적인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을 수입해 다양한 위스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이밖에 2018년 덴마크 왕실 공식 프리미엄 맥주 ‘칼스버그’를 수입·유통했고, 지난해 프리미엄 숙성 증류주 ‘혼’을 출시해 위스키뿐만 아니라 맥주와 증류주까지 브랜드를 갖춘 종합 주류 회사로 거듭났다.

	골든블루가 보유한 주요 제품.

골든블루는 2004년 APEC 정상회담 건배주로 유명세를 탄 ‘천년약속’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약주 시장이 위축되자 J&B 위스키 수입·유통업체 ‘수석무역’이 천년약속 부산공장을 인수했고, 이후 ‘수석밀레니엄’으로 이름을 바꾸고 자체 위스키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해외 위스키가 점령했던 국내 시장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위스키를 고민한 끝에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내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었고, 이후 박용수 현재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며 ‘골든블루’로 거듭났다.

골든블루는 서울에 본사를 둔 주류업체들과 달리 부산에 본사와 공장을 둔 ‘부산’ 회사이다. 주류 영업망과 마케팅이 수도권에 집중돼 업체로서는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회사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펼치고 ‘블루칩 프로모션’ 등 차별된 마케팅을 통해 서서히 입지를 굳혔다. 이후 전국에 입소문이 나면서 영업망을 늘려 전국에서 고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 위치한 골든블루 공장 전경.

하지만 코로나19로 유흥업소의 영업이 제한되고 모임과 회식이 줄면서 주류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골든블루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집콕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집에서도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었고, 증류주 ‘혼’은 농협하나로마트와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대면으로 위스키를 시음하는 ‘카발란 온라인 시음회’를 열어 신청자가 수천 명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고, 편의점 GS25의 스마트 오더를 통해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골든블루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K-주류 세계화’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10년 중국에 처음으로 위스키를 수출하며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올해 국내 위스키 업체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 주류시장을 가진 미국에도 진출했다.

	골든블루가 미국 수출용 위스키를 생산한 뒤 차량에 실은 모습.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히 성장해 국내 위스키 시장 1위에 오르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술의 세계화를 이끄는 종합 주류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