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인프라 상용화센터 운영
- 기장에 클러스터 조성 기대

- 한국, 메모리 반도체만 1위
- 파워반도체 대부분 수입 의존
- 산학연 협업으로 육성 나서야

“파워반도체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면 여러 미래 유망 산업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지자체의 집중적인 지원과 산학연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사단법인 한국파워반도체산업협회(전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총회가 28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한국파워반도체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김동진(사진) 회장을 만나 파워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에 관해 들었다.

한국파워반도체산업협회는 파워반도체 관련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 관련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해 2015년 창립한 사단법인이다. 파워반도체는 전자 기기에 공급되는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로, 전력 생산단계부터 가전,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중요한 반도체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알려져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에 한정된 이야기다. 비메모리 분야, 특히 파워반도체는 활용처가 무궁무진하지만, 국내에 개발하는 기업이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자 미국 일본 등이 반도체 제조 기반을 자국 내에 두려고 한다. 국내 파워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연관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파워반도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는데, 초기 단계인 만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파워반도체 산업 발전에 부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파워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상용화센터가 운영 중이고, 기장군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에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파워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제품이라 제조 설비 없이 개발·설계만을 하는 팹리스 기업에 적합한데, 상용화센터는 이런 기업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특히 센터는 차세대 반도체인 SiC(실리콘카바이드) 파워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부산시가 자체 투자를 늘려 파워반도체 산업 육성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현대모비스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역임한 기업인이다. 2010년 ㈜아이에이(IA)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주력 사업을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로 전환하면서 기업을 성장 시켰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