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악화돼
- 고용개선보다 기혼女 줄어든 탓

부산지역 경력단절 여성(경단녀)이 올해 9만 명으로 급감하며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경단녀 감소는 ‘양질의 여성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지역 여성의 고용 사정이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혼여성 자체가 줄어든 것이 부산지역 경단녀 급감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경력단절 여성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부산지역 경단녀 수는 9만 명으로 지난해 4월(9만8000명)보다 8.2% 줄었다. 부산 15~54세 기혼여성(지난 4월 기준 50만3000명) 중 경단녀가 차지한 비중도 역대 최저인 17.9%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18.4%)과 비교하면 0.5%포인트 낮아졌다.

부산의 경단녀 수는 2014년(11만7000명)부터 2018년(11만4000명)까지 매년 1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9만 명대로 내려갔고 올해 들어서는 8000명이 더 줄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상 여성의 취업 문이 상대적으로 좁은 부산에서 지난해와 올해 경단녀가 줄었다는 것은 수치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통상 경단녀 감소는 ▷경단녀였다가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 증가 ▷기혼여성 감소 ▷정부 정책(일·가정 양립 프로그램 등)에 기인한다. 이 중 ‘재취업 성공’은 직접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산의 경단녀 감소는 ‘고용여건 개선’ 요인보다 기혼여성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부산지역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49.8%→49.2%)과 취업자 수(73만4000명→72만1000명), 고용률(47.7%→47.0%)은 지난해 4월보다 모두 악화됐다. 15~54세 여성을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반면 부산의 기혼여성 수(50만3000명)는 지난해 4월(53만2000명)보다 2만9000명(5.5%) 감소했다. 2014년(61만8000명)과 비교하면 11만5000명(18.6%) 급감했다.

통계청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최근 경단녀 감소는 기혼여성 숫자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