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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020 시즌2 <4> ‘부산꺼판다몰’ 운영 실패기

소량 팔면 물류비 부담에 적자 … 판로개척 도울 맞춤 정책을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0-09-20 22:09:0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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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 3일이내 미발송땐 페널티
- 택배·포장비 탓 수익내기 힘들어
- 월 200개 이상 판매 사업장돼야
- 택배사와 계약 물류비 절감 가능
- 송장출력기 무료 제공돼 효율적
- 포장부터 AS까지 분업인력 필수

기자가 직접 운영해 본 ‘부산꺼판다몰’. 개점 후 열흘간 1개도 못 팔았던 ‘구운 아귀채’가 국제신문 보도(지난 4일자 1,3면 보도) 이후 고작 5개지만 하루 만에 완판됐다. 신문의 홍보 효과는 강했다. 쇼핑몰 Q&A 코너에 질문도 적잖았다. ‘부전시장서 아귀채를 사 먹는데, 재입고되면 구매하고 싶다’ ‘다른 건어물도 많이 올려달라’ 등 영업 재개를 원하는 고객이 많았다. 지인들까지 바람을 잡는 바람에 ‘제대로 한 번 팔아볼까’ 고민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팔수록 손해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전자상거래로 건어물을 팔아온 ‘자갈치맘’ 차성래 대표가 부산 서구 국제수산물도매시장 내 작업실에서 온라인 배송을 위한 포장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화영 기자
■1개 팔면 1500원 손해… 쇼핑몰 실패

기사가 게재된 지난 4일 첫 주문 때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주문일자로 3일 이내 발송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물게 되는 규정 때문이다. 금요일에 들어온 주문이니 일요일 전까지 배송해야 했다. 이날 3명에게서 주문이 왔는데,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우체국을 찾아 포장·발송 작업을 벌였다. 판매·구매자 이름과 주소를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쓰는데도 제법 시간이 걸렸다. 통상 쿠팡이나 지마켓 같은 곳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상자에 이런 정보가 프린트된 스티커 형태로 붙어있는 것과 달리 너무 아날로그적인 공정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익 구조였다. 팔수록 손해를 봤다. 아귀채 개당 판매금액이 5500원이었고, 택배비로 2500원을 받았다. 시장에서 아귀채를 떼온 금액은 5000원인데, 택배상자 비용 500원에 택배비(3㎏ 이하) 4000원을 부담해야 했다. 결국 1개를 팔면 1500원이 손해였다.

30년 가까운 전자상거래 경력의 자갈치맘 차성래 대표를 찾아 해결책을 물었다. 차 대표는 “소량으로 어설프게 나서면 수익을 남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택배사와 계약을 해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월 200개 이상 제품이 판매되는 사업장이면 계약이 가능하고 개당 택배비가 2000~3000원까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또 스티커 형태로 판매·구매자 정보를 뽑을 수 있게 ‘송장 출력기’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했다.

차 대표는 “우리 사업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고객상담과 상품등록, 송장 출력 등 사무실 업무를 하고 오후 4시에 택배사가 방문하기 전 포장작업을 완료하는 스케줄대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이가 전자상거래를 시도하지만 95%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상품 등록과 마케팅, 발송, AS 등에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에필로그… O2O로 따뜻하게

   
지난 4일 우체국에서 포장 작업 중인 ‘부산꺼판다몰’ 아귀채. 김화영 기자
‘부산꺼판다몰’ 사장이 되고 느낀 점. 쇼핑몰에는 분업이 필수다.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팔 것인지 고민하는 마케팅 전문가, 제품을 더 돋보이게 상세페이지를 꾸미는 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 포장·배송·반품·환불 등 고객소통 인력 등 최소 3명은 필요했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자영업자라면 더 그렇다. 온라인 판매 전담 인력을 둬도 어려운데, 혼자 현장과 전자상거래 모두 맡을 수가 없다. 부산시가 내년에 벌일 오픈마켓 입점 지원 사업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자영업자가 맞춤형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이들의 손목을 잡아끌 이유가 없다. 판로 확장을 위해 전자상거래를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우선적으로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 하니 오프라인 매출도 덩달아 늘더라’는 인식이 퍼지면 더 많은 이가 자연스레 정책 지원을 요구하고 나서지 않을까. 세상이 바뀐 만큼 판매 전략도 다각화한다면 부산 자영업자들이 조금 더 따뜻해질 것으로 믿는다. 지난해 겨울, 2020년 신년기획으로 ‘부산형 O2O 정책’을 제안했던 이유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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