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건설사가 대형 건설사와 정부 규제라는 이중고를 겪는다. 입지와 설계, 자재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데도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현상에 소외당하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분양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13일 부산도시공사와 건설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도시공사가 지역 서민과 청년층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190채 모집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1000채가 넘게 접수됐다. 대부분이 지역 건설사 물량으로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역세권 아파트도 대거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는 서류·현장·위원회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최근 190채를 최종 선정했다. 지역 건설사가 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부동산 경기 활황 시기에도 분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7·10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지역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불 같은 상승장이 펼쳐졌지만 지역 건설사의 소규모 아파트는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지역 건설사 대표는 “역세권 비싼 땅에다 설계와 자재도 대형 건설사 못지 않게 고급을 쓰는데도 지역 건설사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은 너무 크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지역 건설사가 주택사업을 계속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는 무리하게 대출을 해서 집을 사기보다는 역세권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내집마련을 위한 좋은 선택이다.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지역 건설사가 공급하는 소규모 아파트에 대한 정부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나선다면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