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6000억·복지 8000억 등
- 지출 구조조정으로 10조 확보
- 고속도로·철도·항만·공항 건설
- 삭감액 4426억… SOC의 73%
- 북항 재개발·남부내륙철도 등
- 부울경 역점 사업 차질 불가피
- 수도권 리쇼어링 보조금 200억
- R&D센터 유치 30억 등 할애
정부가 3일 확정한 코로나19 관련 3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에는 ‘재정’이라는 최후의 보루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하지만 정작 비수도권 경제 활성화의 핵심 축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추경 재원 마련’이라는 이유로 대폭 삭감하는 데다 수도권 유턴 기업에 혜택을 주는 사업 역시 즉각 시행키로 해 3차 추경에서도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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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주요 안건으로 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3차 추경과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재원 마련 계획 중 적자국채 발행(23조8000억 원)과 지출 구조조정(10조1000억 원)의 규모는 모두 역대 최대치다. 나랏빚 증가와 재정 건정성 악화가 뻔히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선도형 경제 기반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과 같은 비상경제 시국에서 재정 여건이 안 좋다고 국가의 역할(재정 투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비수도권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SOC 사업이 ‘예산을 줄여야 하는’ 사업 분야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10조 원이 넘는 지출 구조조정 분야 가운데 SOC 사업에서만 6000억 원을 깎기로 했다. 이 감액 규모는 복지 분야(-8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이다.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복지 사업과 달리 SOC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단일 사업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비수도권 사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속도로(-2000억 원) ▷철도(-1454억 원) ▷항만 사업(-489억 원) ▷공항 건설(-483억 원) 등 4개 핵심 SOC 사업에서만 4426억 원이 감액된다. 총감액분 6000억 원 중 73%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될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이들 분야에 속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산 삭감에 따른 사업 차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부산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부산 북항 재개발과 남부내륙철도 건설 등 부울경의 역점 프로젝트가 대부분 SOC 사업인 만큼 정부가 추경 재원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지역 SOC 사업에 예산상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서 수도권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에 대한 즉각적인 추진 계획도 드러냈다. 이번 추경안에 담긴 ‘투자 활성화’ 관련 사업은 총 3개다. 하지만 이 중 2개는 수도권 유턴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선 정부는 3차 추경에서 200억 원을 할애해 수도권 유턴 기업에 전용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해외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나 첨단 산업을 수도권으로 옮기는 기업이 대상이다. 또 해외 첨단기업과 R&D 센터 유치를 위해 수도권 이전에 대한 국비 보조율을 1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여기에는 30억 원이 편성됐다.
이들 사업은 지난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이미 발표된 바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예산 규모가 책정되지 않았으나 이날 3차 추경안을 통해 확정, 발표됐다. 3차 전체 추경액(35조3000억 원)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지난 1일 제시된 많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 중 이 사업부터 바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