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스·메르스 때 보다 타격 심각
- 지역 경제 성장 잠재력 보호해야”

부산 기업이 느끼는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충격이 2015년 메르스, 2003년 사스 발병 때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관광 항공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비제조업의 타격은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19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내놓은 ‘코로나19와 과거 경제 위기 비교 연구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입힌 타격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드러난다.

국내에서 발생한 5개 경제 위기가 어느 정도 지속·회복 기간을 거쳤으며 이 기간 경제 지표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나타나 있는데, 지난 1월 이후 2개월째 지속 중인 코로나19 단기 충격이 ▷외환위기(1997년 11월) ▷사스(2003년 3월) ▷금융위기(2008년 9월) ▷메르스(2015년 5월) 등 다른 위기 상황 때보다 훨씬 크다.

먼저 올해 1월부터 2개월간 제조업 생산 감소 폭은 -16%였다. 이는 메르스 때 1개월간 -1.9%나 사스 5개월간 -10.8%보다 크다. 외환위기 때 감소 폭(-21.5%)이 가장 크지만 당시 제조업 생산 감소가 15개월 동안 이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당기 충격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때가 더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 경기지수인 BSI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업황 BSI의 감소는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1월을 100으로 볼 때 4월 현재 -17.4%가 빠졌다. 메르스 때는 3개월간 -10.6%, 사스는 5개월간 -17.4%가 감소했다. 외환위기 감소 폭이 -56.2%로 가장 컸지만 감소 지속 기간이 10개월이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면서 항공·여행·숙박 등의 비제조업(서비스업)의 BSI 감소 폭은 제조업보다 더 컸다. 올해 1월부터 3개월간 -32.8%가 감소했으며, 이는 ▷메르스 2개월간 -9.5% ▷사스 5개월간 -19.2% 등 다른 감염병 위기 때보다 감소 폭이 훨씬 더 큰 수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제조사팀 이우영 과장은 “상당 기간 성장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근본 해결책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 전까지 경제 전반에 관한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충격 영향을 크게 받는 비제조업 분야는 물론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을 적극 지원해 지역 경제 성장잠재력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