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판로 확장 적극 나설 듯
부산지역 대표 브랜드인 삼진어묵이 1년 새 수장을 2명이나 교체하면서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린다. 수십 년간 이어진 가족경영 체제를 버리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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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센텀시티에 입점한 삼진어묵의 베이커리 매장. 국제신문DB |
5일 부산상공계와 삼진어묵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 선임된 삼진어묵 황종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월 말 퇴사 후 최근 호빵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SPC 삼립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삼진어묵의 새 사장은 황창환 한국능률협회 컨설턴트가 이어서 맡았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8개월여 조직을 이끈 황 대표는 SPC 삼립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아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 그가 후임으로 황창환 대표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경영공백 없이 조직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삼진어묵은 대다수 어묵업체처럼 가족경영을 이어왔다. 박재덕 전 대표가 1950년 창업 이후 아들 박종수, 손자 박용준 등이 3대째 경영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이는 박용준(37) 대표였다. 그는 가족경영 체제로는 객관적으로 조직 상황을 분석하기 어렵고, 기존 제조·유통 공정이 고착화되면 빠르게 변하는 식품 시장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어묵 제조와 유통은 동원 F&B 부사장 출신 황 전 대표에게 전담시키고, 자신은 해외 판로 개척 등 어묵 세계화 전략 짜기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짧은 재임 기간이었지만 황 전 대표가 이룬 성과는 적지 않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기존 중소기업의 근무 시스템이 대기업화됐다. 매장과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시간당 생산성이 수치화됐다.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고도 수익이 나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 개선책을 마련했고, 영업에 관한 구체적인 실적 수치가 매일 공유돼 각 부서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삼진어묵 마케팅본부 정성우 이사는 “본사에서 전통시장 등 각 소매점으로 일일이 공급되던 유통 방식을 소매 대리점을 거치게 해 비용을 줄이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갑작스럽게 바뀐 근무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던 직원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대다수가 변경된 근무 시스템에 적응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황 전 대표는 조직의 효율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후임으로 마케팅 전문가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황 대표는 동원 F&B의 유통사업팀장 출신으로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겸임교수, 한국능률협회 컨설턴트를 역임하는 등 유통·세일즈 분야에서 검증을 거친 인물이다. 정 이사는 “황 전 대표 덕분에 조직이 효율화됐다. 어묵의 판로 확장 분야에 신임 황 대표가 많은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여 삼진어묵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3년 82억 원이었던 삼진어묵의 매출은 베이커리 어묵의 성공과 쿠팡 같은 오픈마켓 판매율이 높아지면서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8년에 920억 원, 지난해 980억 원 등 올해 1000억 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