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FC 외국계기관 사실상 전무
- “인프라 갖추고 규제 개선으로
- 세계 금융자본 유인해 나가야”

국제금융도시 108곳 중 올해 부산은 51위로 평가됐다. 개장 6년째를 맞은 BIFC(부산국제금융센터)에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세계 유명 금융기관이 한 곳도 없는 탓이 크다. 금융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매력도가 국제 무대에서 그만큼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다양한 규제 개선과 핀테크 산업 육성으로 기초 금융 토대를 닦아 세계 금융자본을 유인할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영국의 컨설팅기관 ‘지옌’이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Global Financial Centres Index)에서 올해 부산의 순위는 108개 도시 중 51위를 차지했다.

GFCI는 세계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수다. 매년 3월, 9월 두 차례 순위가 나온다. 인적 자본과 기업 환경, 금융 발전, 기반시설, 평판 등 5개 분야를 수치로 평가하고, 전 세계 2000여 명의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토대로 종합 순위를 매긴다.

부산은 처음 평가를 시작한 2014년 3월 27위를 기록했다. 2015년 3월 24위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7년 9월에 70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8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40위권에 머물다가 올 초 50위권으로 밀려났다. 서울은 지난해 9월 조사(36위)보다 3계단 상승해 33위를 기록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13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대다수 국가경쟁력 지표가 10위권인데, 유독 금융 분야 세계의 평가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GFCI가 40~50위권에서 부침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GFCI 지표를 국가경쟁력 수준인 20위권 내로 끌어올리려면 이 지표 조사에서 1, 2위를 놓치지 않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수준의 국제 금융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나 금융 전문가가 머물고 싶은 도시’ 조성이 핵심이다. 한 곳에서 모든 금융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클러스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 조달과 주식 상장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영어 등 세계 공용 언어로 일상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도시에 접근이 쉽도록 다양한 항공기 직항 노선이 확보돼야 하지만 부산은 이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외국 금융기관 유치에 번번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박영호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장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BIFC에 입주할 경우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과감하고 선제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외환 송금 규제 완화 등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