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1조 채권매입 프로그램 도입
- 美 1000억달러 예산 통과 불구
- 日·中·홍콩 지수 1~3% 빠져
- 국고채 금리 연 1.081% 상승
- 한은, 1조5000억 채권 매입키로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아시아 주요국 증시 폭락은 막지 못했다. 안전자산인 국채 시장까지 출렁이자 한국은행은 1조5000억 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에 나섰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외환 시세 전광판을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원오른 1285.7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은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전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해 7500억 유로(1031조 원) 규모의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도입을 결정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채는 물론 기업어음(CP)까지 매입한다. ECB 측은 이번 위기 국면이 끝났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를 운영할 계획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 역시 이날 코로나19 무료검사, 실업보험 강화, 취약계층 식품 지원, 유급 병가 등이 포함된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개인에게 2000달러(250만 원)씩 주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파격적인 부양책이 발표됐지만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거듭 폭락했다. 코스피는 8.4% 추락해 1450대로 마감했으며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173.72포인트(1.04%) 빠진 1만6552.8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닛케이 지수는 ECB의 부양책 발표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도 1~3%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시장까지 크게 흔들렸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해 오전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 상승한 연 1.081%를 기록했다. 10년 물은 연 1.542%로 4.0bp 올랐고 5년물은 1.297%로 4.1bp 상승했다. 원·달러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시장안정을 위해 이날 채권시장 안정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대상 증권 확충을 위해 1조5000억 원(액면가 기준)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하기로 했다. 대상 증권은 만기 3년, 5년, 10년의 국고채권 5종이다. 한은은 2008년 금융위기,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을 때 국고채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