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유럽 국가(영국 제외)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행 여행을 중단한다는 사실상의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불안을 거듭하며 전 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떨어진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1년 10월 4일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졌던 때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49조5444억 원이 증발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2.12포인트(5.39%) 내린 563.49로 마감했다. 지수는 작년 8월 6일(551.50) 이후 최저, 낙폭은 작년 8월 5일(-45.91포인트·-7.46%) 이후 최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 하루 시총이 11조6303억 원 감소했다.

일본 증시 역시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856.43포인트(4.41%) 내린 1만8559.63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1076.79포인트(5.55%) 빠진 1만8339.28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토픽스지수 역시 이날 57.24포인트(4.13%) 급락한 1327.88에 마감했다. 일본 아베 총리는 이날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와 회동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살려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각각 1.52%와 2.20% 떨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역시 5% 이상 폭락하며 11년 강세장의 마감을 알렸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