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고기값 평년 비해 30%↓
- 외식 자제로 소상공인 타격
- 중국산 김치 사용 영세식당
- 현지 공급 줄며 물량확보 비상

중국에서 비롯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 생활과 직결된 ‘밥상 물가’ 급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산 수입품 물량 감소로 국내산 농수축산품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식품시장에서 뚜렷한 가격 변동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대신 외식 수요가 주는 데다 중국산 김치 품귀현상 등이 일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내부 모습. 국제신문DB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주요 채소 값은 대체로 평년 대비 내림세를 나타냈다. 하락 폭은 시금치 53.2%, 깐 마늘 40.3%, 대파 38.6%, 무 34.5%, 건고추 13.8%, 양파 10.6% 등이었다. 배추와 당근, 양배추가 평년 대비 25~45% 올랐지만 aT는 작황 부진에 따른 것이어서 신종 코로나와는 무관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으면 우선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중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수산물 재고가 국내에 계속 쌓이면서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산 킹크랩(블루·A급·대)의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당 4만9000원으로 통상 거래되던 값(7만∼8만 원)보다 40%가량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수요가 없어 상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자갈치시장과 신동아시장 등을 찾는 고객은 다른 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예약률도 뚝 떨어졌다.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던 영세식당도 울상을 짓고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돼지고기 도매가 하락세로 농가의 고민도 커졌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이 급락한 이후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가 덮치면서 외식 수요가 급감하는 바람에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농식품부 집계를 보면 지난 6일 돼지고기 1㎏ 도매가격은 2972원으로 평년(4129원)에 비해 28%나 낮았다. 그럼에도 신종코로나 여파로 식당가를 찾는 사람이 줄다 보니 마땅한 공급처를 찾기가 힘든 형편이다,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농수축산품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