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1심 판결을 앞둔 가운데 시민단체와 청년단체가 조 회장의 엄벌을 촉구하며 신한금융을 규탄했다.

　21일 청년유니온 등 8개 단체는 ‘채용비리 혐의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엄벌하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법원은 22일 채용비리 의혹이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린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채용과정에서 외부청탁 지원자와 부서장 이상 임원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 외부인이 채용 청탁한 지원자는 ‘특이자 명단’으로, 신한은행 부서장(본부 부장, 지점장급) 이상 자녀들은 ‘부서장 명단’으로 인사부에서 특별 관리했다. 당시 하반기 일반 지원자는 1.1%만 합격한 반면 부서장 자녀 합격률은 5.48%로 일반 지원자에 비해 5배 가량 높았다. 청탁을 통한 ‘특이자 명단’의 합격률은 10.53%로 일반 지원자의 10배 가까운 합격률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성 차별 채용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2015~2016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사전에 남녀 채용비율을 3:1로 정한 다음 그에 맞춰 남녀 합격자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차별 채용한 사실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를 통한 부정합격자는 101명 가량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이 부정채용에 관여했다고 보고 “채용의 공정을 기대한 사회 전반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징역 3년과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그런 가운데 신한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조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청년유니온 등 단체는 성명서에서 “은행 채용비리 사건은 수많은 청년들을 좌절시키고 돈 없고 빽 없는 일반 청년을 들러리로 세워 기만했다. 부정합격자 154명 중에는 임직원 자녀가 25명(약 16%)이나 포함돼 ‘현대판 음서제’를 보여줬다. 여기에 여성 청년들은 좋은 부모는 물론 성별의 벽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눈물 흘렸다”고 분노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실태가 낱낱이 밝혀졌지만, 앞서 선고된 채용비리 관련 판결을 비추어보면 엄벌은커녕 재판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시중은행의 채용비리는 사회의 공정성·신뢰성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재판부가 조 회장을 엄벌해 사회에 본보기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금융정의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빚쟁이유니온 서울청년겨레하나 재벌개혁경제민주화네트워크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청년참여연대 등이 참여했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