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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O2O로 따뜻하게 <1-1> 부산에 오픈마켓 정책 없다

영세상인엔 오픈마켓이 ‘클로즈마켓’…수수료라도 지원을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0-01-01 22:37:4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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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마켓 진입 절차 까다롭고
- 전문 앱은 매출 15~25% 떼여
- 市 E플랫폼·슈넷지식포털 등
- 명칭과 달리 전자상거래와 무관
- “가시적인 성과 못내 지원 소극적”

- 충북, 농산물 특화상품 개발해
- 위메프·11번가 등 진출 성공
- 경북, 해외 인터넷상품관 개설
- ‘큐텐’ ‘타오바오’ 등에 등록
- 경기도 제작비 200만 원 지원

자영업자가 오픈마켓에 입성하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지난달 20일 부산시청 로비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온나 마켓’이 이곳에서 열렸다. 부산시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액세서리와 패션 상품을 파는 상인 40여 명이 로비를 가득 채웠다.
부산시가 소상공인의 판로지원과 지역상품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부산시청 로비에서 다온나마켓을 열었다. 김화영 기자
■“소개 페이지·수수료 지원…”

“오픈마켓이 기회의 공간이라는 건 40대 이하 자영업자라면 모두 알 걸요. 그런데 이 역시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입니다. 밑천 없는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커다란 벽일 뿐입니다.” ‘커피골방’의 박태경(32) 대표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겠다며 직업군인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쏟아부어 카페를 열었다. 산화 차단 방식의 특수 콜드블루 커피를 만든다.

“온라인에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지부터 만들어야겠죠. 사진 촬영에서부터 제품 특성을 소개하는 문구 작성까지 전문적인 컴퓨터 디자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외부업체에 맡기면 제품 하나에 100만 원은 족히 들어요.”

인터넷에서 물건을 파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젊은 층이면 시도라도 할 텐데, 고령 상인은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분야다. 절차가 그만큼 까다롭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박 대표도 온라인 진출을 사실상 포기했다. 만만찮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오픈마켓으로 판로를 확장하기보다, 이날 다온나마켓처럼 오프라인 장터를 돌며 상품을 하나 더 파는 게 더 남는 장사라고 했다.

“부산시에 오픈마켓 지원 정책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정부에는 꽤 있습니다. 문제는 지원금을 지원받으려면 무수한 서류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려야 해요. 몇 번이나 은행과 기관들을 다녀야 하고요. 저처럼 영세한 자영업자는 1분 1초가 돈인데 말입니다. 혼자서 커피 만들고 판매하고 서류를 작성하고…. 진짜 자영업자에게 디딤돌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면 지원 과정이 더 세심해져야 합니다.”

유리를 가공해 목걸이와 귀걸이 등 주얼리 제품을 만드는 ‘유리정원’ 원혜진(45) 대표는 오픈마켓 입성이 어려워 SNS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이 만든 제품을 촬영해 올리고,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자신의 제품이 많이 노출되게 유도한다. 쇼핑몰 결제시스템 대신 구매자와 DM(SNS 메시지)으로 물품 배송 등을 거래한다. “오픈마켓과 더불어 핸드메이드 작가의 물건을 파는 전문 앱도 있어요. 문제는 수수료죠. 매출의 15~25%를 앱과 오픈마켓 운영업체에 떼어 줘야 하는 겁니다. 수익을 최대치로 하려면 수공예품의 가격을 높게 잡은 뒤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자체가 이런 수수료만 제대로 지원해줘도 좋겠습니다. 초기 자금을 아낄 수 있어 오픈마켓 기반으로 영업하려는 작가가 많이 늘 겁니다.”

■부산시에 지원정책 없다

중소기업·상공인 지원을 맡는 부산시 일자리경제실·미래산업국 간부를 만나고,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분석했지만 현장에서 원하는 오픈마켓 지원정책은 찾을 수 없었다.

일자리경제실의 경우 ‘우수제품 E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을 추진했으나 8000만 원을 투입해 부산기업의 제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단순히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그쳤다. 이외에 ▷5개 부산기업의 방송 판매 입점비를 지원하는 ‘TV 홈쇼핑 판로 지원’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지원 ▷지역 제품 구매 ▷지역 제품 합동구매상담회 ▷부산브랜드페스타 개최 지원 ▷기업홍보관 운영 ▷부산 제품 오프라인 쇼핑숍 구축 등이 있었는데, 대다수 정책이 오프라인 판로 지원에 맞춰져 있었다.

신발과 패션기업 판로 지원 업무를 맡는 미래산업국은 2억 원을 투입해 ‘슈넷지식포털’을 운영 중인데, 지역에서 만든 신발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한국신발관 운영 활성화나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 운영도 모두 오픈마켓 지원과는 상관이 없었다.

부산시의회 김부민 경제문화위원장은 “온라인 판매 지원 정책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당장 낼 수 없으니 시가 지원에 소극적인 것 같다”며 “전자상거래 같은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에 시의회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충북, 오픈마켓 지원 36억 원 매출

충북의 정책이 눈에 띈다. 농산물 판로 확장에 오픈마켓을 핵심 전략으로 쓴다. 농민이 위메프와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 농산물을 올려 팔 수 있는 토대를 도가 마련해준다. 온라인 특화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계란보다 큰 생대추’ ‘간식용 냉동 찰옥수수’가 이 덕분에 인기. 지난해 충북도가 40여 개 품목을 오픈마켓에 진출하도록 지원했는데, 지난 10월 기준 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2015년 21억6100만 원에서 2017년 23억1900만 원 등 매년 매출이 꾸준히 는다.

충북도 김호식 농식품유통과장은 “간식용 옥수수가 특히 인기다. 이런 정책은 전국에서 거의 다 하는 것 아닌가. 부산도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부산은 2003년부터 대저 토마토 등 농수산물의 온라인 판매 입점 지원을 벌였으나, 인기가 시들해져 3년 전 지원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경북은 의류와 신발 같은 생필품과 농수산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30여 곳을 대상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 진출을 돕는다. 동남아시아의 대표 쇼핑몰 ‘큐텐’과 알리바바 그룹 운영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경상북도 인터넷상품관’이 등록돼 있다. 현지 백화점과 연계해 오프라인 기획 판매전도 연다. 경기도는 오픈마켓에 입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 50여 명에게 입점 상세페이지 제작비와 판매 수수료 등 200만 원을 지원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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