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업계 “매출 20% 이상 감소”
‘부산 어묵’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던 어묵 산업은 경기 침체와 확장성의 한계로 성장 엔진에 불이 꺼져간다.
‘부산 어묵의 종가’이자 베이커리 어묵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삼진어묵이 경영 위기를 겪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부산에 기반을 둔 어묵 제조업체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삼진어묵은 이달 말까지 서울 영등포점과 현대천호점 등 수도권 직영매장 4곳을 폐점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매장 판매사원 40여 명이 정리해고 수순을 밟게 된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베이커리 제품이 나왔을 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어묵을 대체할 이색 먹거리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우리 제품은 과거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매출 급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2013년 어묵과 베이커리 판매 방식을 접목하면서 삼진어묵은 그야말로 폭풍성장의 길을 걸었다. 2013년 45명이던 직원 수는 2018년 55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연 매출액도 82억 원에서 920억 원으로 1000%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는 “제품을 한 단계 더 고급화하는 시점에 불경기가 찾아왔다. 원자재인 어육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매장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회사 경영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상승도 한몫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채용을 늘렸는데 제품 생산 대비 판매액이 많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감소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다.
먹거리에 대한 트렌드가 급변하는 세태 속에 삼진어묵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삼진어묵은 전국 24개 직영 매장 가운데 부산의 8개 매장을 제외한 대다수를 서울·경기권에서 운영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수도권의 먹거리 트렌드를 고려하면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나머지 수도권 매장도 폐점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는 삼진어묵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 허남국 상무이사는 “부산에 본사를 둔 30여 개 어묵 회사의 매출이 최근 1, 2년 사이 20~30% 떨어지고 있다. 업계의 공동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털어놨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