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 대학 6곳 모두 수도·충청권
- 지역 열악한 인프라 실정 드러나

- 부산 파워반도체클러스터 추진
- 市 연구개발 인력 계획 난항

정부가 일본발 수출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인력을 본격적으로 양성한다. 대학과 기업이 정부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부울경 소재 대학이 컨소시엄에 포함되지 않아 반도체 등 IT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의 실정이 또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부산시가 서둘러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오전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기술 인력양성사업 출범식에서 관련 기관과 기업 및 대학 관계자들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기술 인력양성 사업’ 출범식을 열었다. 올해부터 5년간 해당 분야와 관련된 ‘고급’ 연구·개발(R&D) 인력을 총 300명(연 60명) 양성한다는 게 산업부의 계획이다.

주관 기관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 사업을 수행하고자 6개 대학 및 41개 중소·중견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석사 학위 과정과 비(非)학위형 단기 과정을 각각 운영한다. 석사 학위 과정은 산업계 수요를 바탕으로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참여 기업과 산학 프로젝트를 연계 수행해 졸업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고급 R&D 인력을 배출한다. 단기 과정은 컨소시엄 기업 재직자와 참여 대학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습 설비를 활용한 교육을 통해 실무 능력 향상을 지원한다.

참여 대학은 명지대 성균관대 인하대 충남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등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있는 학교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학 선정 배경과 관련해 “반도체 인력 양성 경험과 실적을 토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부생 대상 반도체 전공 과정을 운영 중인 대학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41개 중소·중견기업 중 산업부가 이날 사명을 공개한 기업 6곳에도 부울경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이번 인력 양성 계획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고 반도체 부품의 국산화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부울경 입장에서는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지역 산업계의 경쟁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반도체 인력 양성’에 지역 소재 대학이 포함되지 않은 데다 반도체 관련 지역 기업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기장군 방사선의과학산단에 차세대 파워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어떻게 인력을 양성할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기업만 있고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면 제대로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힘들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성된 인력이 반도체 분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산업 전반에 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