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올해 3분기(7~9월) 제조업 체감경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부산지역의 체감 경기는 그나마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광역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에서 광주광역시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대한상의의 올해 3분기 지역별 BSI.

대한상의는 최근 전국 23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제조업체 BSI를 조사했더니 부산은 92(전남 92)를 기록해 93인 광주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부산과 전남에 이어 제주 86, 강원 80을 기록했고 울산은 78, 경남은 69였고 경북은 65에 그쳐 최하위였다.

BSI가 100을 넘기면 경기를 전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고 그 아래이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2~25일 실시됐으며 ‘호전 예상 기업 수’에서 ‘악화 예상 기업 수’를 빼고 이를 응답 기업 수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해 산출됐다.

부산지역 BSI가 90을 넘긴 것은 조선·조선기자재 업종의 호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과 울산에 있는 대형 조선사가 잇따라 LNG선을 수주하면서 기자재를 납품하는 부산 업체가 3분기 경기를 좋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조선·부품’ 업종의 BSI는 100을 기록했다. 의료정밀 업종은 117이어서 업종 가운데 최고치였다.

하지만 위험 요인은 여전하다. 기계 업종 73, 자동차·부품은 61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경남과 울산의 경기는 각각 69, 78을 기록했다. 철강은 64, 정유·석화 역시 75에 불과했다.

한편 실제로 가장 많은 기업이 현재 당면한 애로사항으로 ‘국내외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54.3%)’을 꼽았다. ‘임금 상승 등 비용 부담의 증가(27.9%)’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6.8%)’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전망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3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8로 직전 분기(100)보다 12포인트 하락했으며 내수부문은 70으로 14포인트 떨어졌다.

‘상반기 실적의 목표치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제조기업 10곳 중 6곳(60.6%)이 ‘못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목표치 달성’은 37.3%, ‘초과 달성’은 2.1%로 나타났다. 목표치 미달 이유로는 ‘내수침체 장기화(84.9%)’ ‘고용환경 변화(28%)’ ‘미·중 통상분쟁 심화(18.7%)’ 등의 순이었다.

3분기 자금조달 전망에 대해서는 ‘2분기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56.9%)이 가장 많이 나온 가운데 ‘악화될 것(36.2%)’이란 응답률이 ‘개선될 것(6.9%)’이라는 응답률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유로는 ‘판매 부진 등 경영환경 악화(56.7%)’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성 저하(28.5%)’ 등을 차례로 꼽았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역량 약화와 통제가 어려운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사업운영을 보수적으로 펴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기업의 예측가능성과 투자의욕을 높일 수 있는 과감한 조치들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