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경제의 근대사를 함께하며 지역 경제계를 대표해온 부산상공회의소가 올해 130주년을 맞아 다음 주 기념식을 연다.

故 강석진 회장(왼쪽), 현승훈 회장

부산상의는 오는 16일 오전 11시 벡스코 제2 전시장에서 ‘한국경제 도약, 부산에서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지역 경제인, 관계 기관, 시민 등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500여 명을 초청해 창립 13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기념식은 ‘길’이라는 테마로 부산지역 경제가 걸어온 화려했던 ‘과거의 길’을 재조명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현재의 길’을 응원하며, 동북아 해양수도로 발전할 ‘미래의 길’을 염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부산상의 자료를 보면 1963년 부산직할시 승격을 주도한 지역 상공인이 직할시 승격 기념으로 서면교차로에 부산탑을 건립했다. 당시 건립 비문을 보면 부산상의 회장이었던 동명그룹 강석진 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협성해운 왕상은 회장 등 부산상의 의원 16명이 부산탑 건립에 참여했다. 특히 당시 지역 경제계를 이끌던 경제 원로 중 유일한 생존자인 협성해운㈜ 왕상은 회장은 고령으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친필 기념 메세지를 전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발전 및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자에 대한 시상도 진행된다. 기업 부문은 동명목재 고 강회장과 화승그룹 현승훈 회장, 근로 부문은 조선산업의 전성기를 함께한 영도 깡깡이 마을의 허재혜 여사가 선정됐다.

또 지역 경제원로들이 직접 나와 경험담을 전해주는 시간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힘겨운 도전에 나선 후배 기업인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별 기조연설을 비롯해 젊은 벤처기업인과 여성 기업인 등 각계각층 상공인의 미래 다짐 선포식, 부산의 미래를 염원하는 시민의 희망 메세지를 담은 타임캡슐 퍼포먼스가 기념식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부산상의 이갑준 상근부회장은 “이번 창립 130주년 행사는 국토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지역 발전이 우선돼야 하며, 이런 의미에서 유라시아 관문도시이자 동북아 해양수도의 비전을 지닌 부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대명제를 가지고 기획됐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