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전자 관계사 사장단을 불러 모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이 한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 궤를 같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전자 관계사 사장단을 경기 화성 사업장에 소집해 경영 환경 점검과 관련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삼성전자가 2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80조 원 투자와 4만 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면서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 원 투자 계획을 집행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난 50년간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화성 사업장은 지난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곳이다. 한 달 만에 이 부회장이 이곳을 찾아 일자리 창출을 독려한 것은 삼성전자가 정부에 보내는 모종의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또한 삼성그룹 승계와 관련해 검찰이 이 부회장을 겨냥해 수사망을 좁혀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을 정하고 동시에 수백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사장단도 공감하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진교영 사장(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시스템 LSI 사업부장), 정은승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의 공개된 국내 사업장 방문 일정은 지난 1월 3일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 라인 가동식 참석과 이튿날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디바이스솔루션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함께한 사업 전략 회의였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