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정 절차 비공개로 형평성 논란
- 이르면 내달까지 개선안 공개
그동안 논란이 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무줄 분양가 심사가 사실로 확인됐다. HUG는 이 같은 문제를 스스로 인정해 분양가 심사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HUG는 28일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시행하는 분양가 심사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심사 기준을 재검토하고 가능하면 다음 달까지 개선안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8월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해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 보증 처리 기준’을 마련한 후 처음으로 제도 손질에 들어가는 것이다. 공사는 이때부터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분양보증서를 발급하기에 앞서 분양가를 사전에 심사해왔다. 이에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가 심사는 일반지역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가, 고분양가지역은 공사가 맡아왔다.
HUG는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와 서울 전역, 경기 과천·광명·하남·성남 분당구, 세종, 대구 수성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규정하고 분양보증서 발급에 앞서 분양가를 심사하고 있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산정할 때 HUG는 같은 행정구역 내에 가구 수와 브랜드 가치 등이 비슷한 사업장을 비교해 분양가를 책정한다고 밝혔다.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나 매매가의 110%를 넘으면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사업장은 지자체로부터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해 분양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 절차가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HUG의 분양가 심사와 관련한 형평성 논란이 벌어졌다.
이달 초 분양에 들어간 서울 서초구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방배그랑자이’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4657만 원에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했다. 이는 2년 전 인근에서 GS건설이 분양한 ‘방배아트자이’의 분양가인 3798만 원과 비교해 1000만 원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최근 분양한 성북구 ‘길음 롯데캐슬클래시아’는 3.3㎡당 평균 2289만 원에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해 성북구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HUG는 분양보증 심사에서 같은 구에 있는 장위동 꿈의숲 아이파크의 3.3㎡ 평균 분양가인 1700만 원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라고 제시했지만 해당 재개발 조합이 반발하자 조합 의견을 반영해 분양가를 높여줬다. 반면 HUG는 용산구 한남동에 건립하는 ‘나인원 한남’이 지난해 역대 최고가 분양이 예상되자 동일 구도 아닌 성동구 성수동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4750만 원)’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려고 했다. 결국 나인원 한남은 분양보증을 포기하고 ‘임대 후 분양’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HUG가 정부와 여론의 관심이 높은 강남 등의 분양가는 지나치게 까다롭게 평가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조합 민원 등을 받아들여 높은 분양가를 승인해 형평성 논란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분양가 산정에 필요한 명확한 심사 기준과 절차는 비공개여서 의혹을 키웠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산에서도 수년 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을 때 분양가 산정 기준이 문제가 됐다. 지금은 불황이고 물량이 적어 이 같은 문제가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