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0년 고령인구 부양비 70% 상회
- 생산인구 100명당 노인 70명 부양
- OECD보다 20%포인트 높을 전망

생산가능 인구 100명당 노인 부양 비율을 의미하는 ‘고령인구 부양비’가 2050년 7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생산 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노인 70명을 부양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20% 수준이다. 우리 정부가 가파르게 진행 중인 고령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현재 ‘65세 이상’인 노인 기준을 조정하고 정년 제도를 전면 개선해 고령 인구의 노동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8일 발표한 ‘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지만 정부의 정책 대응과 제도 개선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이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1980년 10% 미만이었던 한국의 ‘고령인구 부양비’는 올해 20%로 올라갔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고려할 때 30여 년 뒤인 2050년에는 이 비율이 7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50년 OECD 평균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고령화가 경제 여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고령화가 이런 추세로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인구의 36%에 불과한 취업자가 전체 인구가 소비할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3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해도,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 탓에 경제성장률은 2030년대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정체하거나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자원 배분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정치적으로 증폭되면 경제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고령 인구가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에 참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출산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지만, 출산율 제고가 고령화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이 핵심 근로계층에 도달하기까지 통상 30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출산율 제고 정책은 고령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일정한 나이를 고령의 기준으로 삼아 노동시장에서 퇴출하는 정년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 ▷65세 이상 인구를 ‘노인’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관행과 제반 제도를 개선 ▷고령 노동에 대비한 인적 역량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자 노동시장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열악한 실정”이라며 “사업장에서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동시에 연령이 고용보호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