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면 필두 의료관광 선점했지만
- 동력 잃고 다른 도시들이 추월
- 등록의료기관 1년새 186곳 급감
- 외국인 손님유치도 22.6% 줄어
- 규모 비슷한 경기도 실적이 3배
- 경제효과 진료비 수입으로 판단
- 고용창출 효과 제대로 파악 안돼
- 스마트헬스케어 접목 서둘러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집계한 ‘2017년 지역별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환자 수 현황’을 보면 부산은 등록 의료기관 수가 서울, 경기 다음인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974곳, 경기는 158곳, 부산은 156곳이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 수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서울이 20만2248명을 유치한 데 비해 부산은 1만3555명에 그쳤다. 의료기관 수가 비슷한 경기도가 외국인 환자를 3만9980명을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심지어 부산보다 의료기관 수가 적은 대구(82개)가 2만1867명을 유치해 부산을 따돌렸다. 이런 데이터로 미뤄 보면 부산의 의료관광은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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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의료기관 의료진이 외국인 어린이를 진찰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 의료관광 고용 창출로 이어져야
부산은 서면 메디컬스트리트(SMS)를 필두로 의료관광 시장을 선점했지만, 중간 동력을 잃어버린 데다 후발 경쟁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대구는 현재 의료관광진흥원을 별도로 만들어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은 부산시 의료관광팀과 부산경제진흥원 신산업육성팀 내 한 파트가 있는 정도다. 그사이 부산의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 의료기관 수는 ▷2013년 269곳 ▷2014년 316곳 ▷2015년 322곳 ▷2016년 342곳으로 점차 늘다가 2017년 156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해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갱신제 시행으로 의료기관 수가 전국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천은 오히려 12% 증가했고, 대구도 4% 늘었다. 부산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내부 결집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부산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도 상승세를 유지하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사드 사태’로 인해 의료관광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라고 시는 분석했다. 하지만 의료관광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활력을 잃은 의료관광객 유치에 대한 뼈아픈 고민이 있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의료관광의 경제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관리도 필요하다. 현재 의료관광이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만으로 추정하는 수준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해 외국인 환자의 총진료 수입이 나오면 1인당 평균 진료비를 산출하고, 여기에 숙박비와 관광 비용 등을 합해 어림잡아 계산한다”고 말했다. 이들 관광객이 의료관광으로 방문할 시 주로 어느 지역에 숙박을 하는지, 숙박비용으로 얼마를 지출하는지, 어느 지역을 관광하는지 등을 분석한 데이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의료관광산업 육성으로 인한 고용 창출 성과도 나와 있지 않다. 의료와 관광산업 모두 서비스업종의 고용효과가 큰 분야다. 하지만 의료관광과 관련한 경제효과는 오로지 진료비 수입을 기준으로만 판단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대대적인 의료관광 육성의 열매를 의료기관과 유치업체에만 몰아주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의 실적 통계만으로는 실제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의료관광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통역서비스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면쇼핑문화특구TF팀’을 구성한 부산진구는 특구 지정 준비 작업과 함께 고용을 창출할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TF팀은 당초 마련된 특구 조성 계획안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일자리 창출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데 따라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부산진구 서면쇼핑문화특구TF팀의 한 관계자는 “의료관광과 관련한 통역 및 의료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항노화, 의료관광 새 먹거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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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병원에서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
시 의료관광 산업은 앞으로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와의 접목이 강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헬스케어 체계가 외국인 환자 유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지역의 의료기술을 높이는 것이 의료관광객 확보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원격진료센터를 구축해 특화 의료기술의 쇼케이스를 펼치는 등 지역 의료기관의 첨단 의료기술을 해외에 알린다는 방침이다. 또 메디컬ICT융합센터를 주축으로 의료와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의료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선정과 관련해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 헬스케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요양·항노화 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이 항노화 분야에서 의료관광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해외의료봉사와 의료나눔 사업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의료 분야에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해 부산 의료관광이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