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상거래 장점 내세워 고객 공략
- 수수료 있어 가맹점 확보 숙제

실물카드나 공인인증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간편결제에는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 바코드·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그리고 휴대전화로 고유 정보가 담긴 격자무늬 코드(QR 코드)를 찍으면 결제 대금이 고객 계좌에서 점주 계좌로 이체되는 QR결제 서비스가 있다. 최근에는 그중에서도 QR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실물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간편하게 결제하는 방식이다.
BC·신한·롯데카드는 공동으로 ‘QR페이’를 출시하고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제로페이에 이어 카드업계도 QR코드 방식 결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3개 카드사 외에 국민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제로페이 등이 QR코드를 이용한 간편결제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춘 것에 대응해 카드업계도 간편결제시장에서 소비자를 뺏기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카드사 QR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신용카드와 같은 외상거래이기 때문에 신용카드와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처럼 외상 기능이 없는 카카오페이나 제로페이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기존 신용카드에 익숙한 소비자가 기존 혜택을 받으면서 카드 결제가 쉽지 않았던 소상공인 가게에서 QR페이를 할 수 있도록 결제 선택권을 넓혀준 것이다.

가맹점주도 하나의 통합 QR코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쓰던 각 카드사 앱으로 대금 결제를 받으면 된다. 카드업계는 제로페이를 설치할 수 없는 이동식 소매판매업 등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가 어려웠던 현금 결제 시장에 공통 QR페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일단 제로페이와 QR페이는 사용 방법이 같다. 세부적인 수수료 등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제로페이는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전년도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은 제로페이로 결제 시 수수료가 0%다.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매출액 8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는 0.3%, 12억 원 초과는 0.5% 수수료를 내야 한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려면 먼저 스마트폰에 은행 앱(BNK경남은행, 신한 쏠, 기업 i-ONE뱅크, 국민 리브 등 11개)이나 간편결제 앱(네이버페이 페이코 머니트리 하나멤버스 등 4개)을 설치해야 한다. 기존 해당 은행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개인계좌에서 금액이 바로 이체되므로 큰 불편이 없다. 간편결제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이용하기 전에 본인의 은행 계좌를 결제 앱에 등록해야 사용할 수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역 내 전 영업점에서 제로페이의 가맹점 신청을 14일부터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현금을 미리 충전해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페이와 비교하면 소비자가 사용하는 방법이 약간 다르다. 소상공인 수수료는 제로페이와 마찬가지로 0%다. 대신 할인 캐시백 등의 혜택을 주고 연 최대 소득공제가 40%라고 카카오페이 측은 강조한다.

간편결제 시장이 확산되지만 카드업계의 QR페이 가맹점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일단 가장 부담스러운 수수료는 여전히 타 페이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밴(VAN)사를 끼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는 최대 0.14%포인트까지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나 제로페이는 수수료가 아예 없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실물 신용카드를 사용하던 것을 QR코드로 결제하므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지만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는 상공인은 제로페이나 카카오페이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 경쟁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은행은 오는 3월 31일까지 ‘썸뱅크’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썸패스’로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LG 트롬 스타일러, LG 코드제로 A9 무선청소기 등의 선물을 증정한다. 전월 결제금액의 5%(최대 1만 원)를 고객의 ‘썸패스’ 연결계좌로 입금하는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