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조업 고도화를 위해 내년 부산 기장군 원자력의과학 산업단지에 국내 최초의 ‘전력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경남의 노후 경유버스는 전기버스로 교체하고, 장기 침체를 겪는 자동차부품 업계에는 3조6000억 원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보고를 열고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과 ‘자동차부품 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경제가 침체된 전국 4개 권역(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전북)을 중심으로 신산업 전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산업부는 내년 부산에 ‘전력반도체(PS, Power Semiconductor)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2030년까지 국내 전력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1% 수준이다.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45조 원 규모로 해마다 10%가량 성장한다. PS는 모바일 기기나 배터리로 작동하는 장비가 최소한의 전력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돕는 반도체다.

특히 산업부는 해당 클러스터 내에 국내 최초의 ‘고효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거점을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도 부산에 집중 배치될 수 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전력반도체 관련 전문 인력은 동남권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200명을 양성한다. 부산시는 현재 기장군 원자력의과학 산업단지에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2017~2023년, 831억 원) ▷파워반도체 신뢰성 평가인증센터 구축 사업(2019~2022년, 250억 원)▷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건립 사업(2018, 2019년·140억 원)을 추진 중이다.

부산의 내연차(내연 기관을 원동기로 사용하는 차량) 부품기업을 초소형 전기차 제작 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자사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생산 시설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과 연관된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부는 경남과 경기 수원의 노후 경유버스를 경남 함양의 중소기업이 제작하는 전기버스로 바꾼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1000대 이상 교체한다. 또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청년이 일하고 싶어 하는 미래형 산단’으로 재편된다. 이 사업에 2022년까지 총 6000억 원을 투입한다.

산업부는 2022년까지 부산·경남에서만 1만13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대책 발표로 지역 중소부품업체들이 겪는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석주 조민희 기자 serenom@kookje.co.kr

◇ 부산·경남 제조업 일자리 창출 계획 구분 내용 일자리 수 부산 전력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500개 부산 초소형 전기차 생산기업 육성 100개 경남 ‘미래형’ 창원국가산단 조성 1만 개 경남 노후 경유버스→ 전기버스 교체 700개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022년까지 창출 목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