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의 무게 중심이 신항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에서 신항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70%에 근접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3일 부산항 부두 운영사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9개 컨테이너 전용 부두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6ｍ짜리 컨테이너 기준 1937만1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832만3000개)보다 5.7% 늘었다. 이 가운데 신항 5개 부두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1336만8000여 개로 69%에 달했다. 북항의 4개 부두의 물동량은 600만3000여 개로 31%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 신항 비중은 약 3%포인트 높아졌고, 북항은 그만큼 낮아졌다.

부산항은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자성대부두가 개장한 이후 북항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2006년 신항이 개장하고 1부두(3개 선석)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두 항만 간에 물동량 경쟁이 시작됐다. 개장 첫해 신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3만7000여 개로 부산항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2007~2008년에 2부두(6개 선석), 2009년에 3부두(4개 선석)와 4부두(4개 선석)가 잇따라 문을 열고 해마다 100% 안팎의 성장을 거듭한 끝에 2012년에 신항의 처리 물동량이 55.3%를 기록해 처음으로 북항을 추월했다.

신항 비중은 2013년 62.0%, 2014년 64.0%, 2015년과 2016년 각각 66.1%, 2017년 65.8%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3대 해운동맹의 선박들이 모두 신항에 기행해 물동량의 신항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항은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소형선들이 주로 이용하는 데다 선석 등 시설의 한계 때문에 물동량 확대가 어렵다. 북항의 4개 부두 가운데 2단계 재개발사업 대상에 포함된 자성대부두가 2021년 말에 문을 닫으면 북항의 물동량 비중은 앞으로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