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이후 감소폭 최대
- 4월부터 7개월째 마이너스
- 자영업자 폐업·감원 확대
- 미용 등 서비스업으로 전이

경제적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단순노무직 종사자가 지난달 10만 명 가까이 줄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숙박·음식점업이 주도했던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하반기 이후 미용실 등 규모가 작은 서비스업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였다. 자영업 경기 부진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18일 지난달 단순노무 종사자 수가 356만1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9만3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계 분류상 ‘단순노무’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나 음식 배달 등 보조 성격의 업무를 뜻한다.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올해 4월(-1만9000명) 이후 7개월째 감소세다. 감소 폭도 지난 8월과 9월 각각 5만 명과 8만40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만 명에 근접하며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달 단순노무직은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올해 초 숙박·음식점업이 감소세를 주도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의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협회·단체’보다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 집중됐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전자제품 수리, 이·미용업, 마사지업, 간병, 예식장 등 규모가 작은 개인 서비스 분야의 자영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의 단순노무직은 올해 초까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지난 6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달 감소 폭은 숙박·음식업을 추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숙박·음식점업의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올해 초와 비교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용업 등이 포함된 기타 서비스업에서는 감소 폭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순노무직의 악화는 경기 부진에 따른 내수 위축뿐 아니라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등 구조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편의점과 미용업계 등은 포화 단계에 진입해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올 들어 얼어붙은 건설업 경기도 단순노무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10% 이상 오르기에 내년 1월 인상을 앞두고 한계 업주들이 미리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