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AG 개최·LPGA 유치 등
- 지역 대표 골프장 상징성 고려
- 삼미 태웅 등 지역기업 인수 논의

부산시가 대주주로 있는 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사진)의 민간 매각(국제신문 9월 28일 자 8면 보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2002년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내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 개최가 예정된 상징성을 고려할 때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30일 시 고위 관계자는 “부산시 출자·출연기관인 아시아드CC의 시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기 위해 기존 주주협약을 개정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혜 시비가 없도록 공정성을 갖춰 최대한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이 시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드CC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골프경기장 건립을 위해 부산시와 민간기업이 공동출자한 제3섹터 방식으로 지어졌다. 시가 전체 지분의 48.00%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이외에 코오롱건설(18.40%), 삼미건설(12.27%), 태웅(5.33%), 삼한건설 등 기타(16.00%) 15개 민간기업이 주주로 참여했다.

시는 주주협약을 개정해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의회 다수가 민주당이라는 점에서 아시아드CC를 최대한 시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주주협약 개정안 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드CC 주주협약 제7조에는 주식을 양도할 경우 기존 주주들이 최우선 인수하도록 하고 이들이 모두 거부해야만 제3자에게 주식을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에서는 기존 주주협약에 따라 시 지분을 매각할 경우 장부가액인 300억 원 안팎에 그쳐 아시아드CC의 실질적인 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드CC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경영실적을 개선했고, 내년 이후 LPGA 대회까지 개최하기로 약정해 정확한 매각가격 산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동주주인 15개 민간기업도 시의 아시아드CC 매각 절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삼미건설, 태웅, 삼한건설 등의 기업은 2011년 부산에 기반을 둔 유력 7개 기업이 공동출자해 가야CC를 인수한 것처럼 지역 기업의 공동 인수 논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의 한 주주사 관계자는 “아시아드CC는 부산아시안게임을 치른 지역의 대표 골프장으로 대기업 인수보다는 지역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조만간 부산지역 주주사가 모여 공식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