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은단조, 자체 기술력 바탕
- 테슬라와 1000억 규모 계약
- 퓨트로닉은 수출 비중 98%

- 업계 “현지정보 실시간 파악 등
- 수출시장 확대 대책마련 필요”

부산 자동차부품 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사업 다각화와 판로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탄탄한 기술력을 무기로 불황을 극복한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수 의존을 줄이고 수출국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17일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부산 강서구의 금문산업은 회생계획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금문산업은 라디에이터 그릴, 엠블럼 등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다. 금문산업은 완성차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자 은행권 대출이 막히는 등 현금 유동성 부족을 겪다가 ‘흑자 부도’를 맞았다.

금문산업 측은 법원의 인가를 받게 되면 본격적으로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금문산업 김문식 대표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 의존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늦었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 판로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실은 만만치 않다.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에 따르면 2015년 부산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3억2822만 달러로 정점을 찍고, 2016년 13억2053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에도 6억47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올해도 지난 1~7월 기준 3억6877만 달러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동차부품 업계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산업은 전년 동월 대비 생산(8.1%), 수출(2.1%), 내수(5.0%) 모두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조기 임금협상 타결, 신형 SUV 차량의 판매 등으로 생산, 수출, 내수 모두 증가한 것이라 분석했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권승민 상무는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 중 두세 곳 정도를 제외하고 전부 어렵다는 이야기뿐이다. 아직 납품 물량이 늘어나지 않아 회복 국면이라 볼 수 없다”며 “당장 전기차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부품 업체가 북미, 독일, 인도 등 현지에서 인력 채용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출 정보를 파악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불황 속에서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업체를 주목한다. 강서구의 동은단조는 최근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3 자동차 바퀴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전량 수주했다. 향후 5년 정도의 일감을 딴 것으로 연간 200억 원 정도의 물량을 확보했다. 동은단조는 2003년부터 수출에 눈떴다. 현재 수출 비중은 50% 정도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1993년 설립된 해운대구의 퓨트로닉 역시 적극적인 수출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장치인 전장품(전자센서, 안전시스템) 등을 만드는 퓨트로닉은 2000년 초반 해외로 눈을 돌렸다.

퓨트로닉은 자체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수출한다. 수출 비중이 무려 98%에 달한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인 GM, 포드,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일본의 닛산과 토요타 자동차, 독일의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거래처다.

김미희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