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가 합리적인지 중점 점검하고 퇴직연금 상품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목표로 하는 ‘퇴직연금시장 관행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규모가 지난 1분기말 기준 169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해 2020년에는 210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 지난해 연간수익률은 1.88%에 그치고, 각종 수수료 비용을 반영한 총비용 부담률은 0.45%에 달했다.

금감원은 가입자의 무관심과 보수적 투자성향, 금융사의 수익률 제고 노력 미흡으로 수익률이 낮은 퇴직연금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4,5월 관련 업권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혁신과제를 발굴했다.

우선 빠르면 올 4분기 모든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상품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가칭 ‘퇴직연금 전용상품 플랫폼’을 구축해 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 각 금융협회 및 퇴직연금 종합안내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금융사 수익률·수수료 정보를 비교 공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원리금보장상품 운용지시방법을 개선해 가입자가 ‘특정상품을 지정’하는 방법 외에 ‘운용대상의 종류·비중·위험도 등을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운용대상 상품의 종류와 비중, 위험도 등을 미리 설정해놓으면 금융사가 당시 기준으로 이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금융회사는 적시에 최적의 원리금보장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가입자는 만기도래 때마다 상품별 금리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퇴직연금 수수료에 대해서도 당국이 정당하고 합리적인 수수료가 산정됐는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자사 상품을 추천할 수 없어 타사 원리금보장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의 교환 관행은 단속한다. 교환 비중이 높으면 수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이밖에 가입자의 금융상품 선택 때 기준이 되는 상품제안서를 표준화하기로 했다.

상품명과 만기, 금리 등이 수록되는 상품제안서는 고금리·저비용 순으로 배열하되, 단기보다는 장기 수익률을 우선 표시하고, 수수료를 세부항목별로 구분 기재하도록 했다.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