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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소규모주택 재건축, 정비업체 난립 현실화

특례법상 추진위 생략 가능해져

  • 국제신문
  •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  입력 : 2018-05-22 19:35:09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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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구 삼성콘도맨션 재건축
- 2개 정비업체 동시에 뛰어들어
- 구청, 갈등 유발 우려 사업 반려
- 업체 측 “법 무시한 행정” 반발

부산지역 재건축·재개발 전문 정비업체 A 사는 최근 해운대구 중동 소재 삼성콘도맨션을 대상으로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다 해운대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일렬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해운대구는 주민 동의 등 사업 추진을 위한 근거를 먼저 받아오라고 했다. A 사 관계자는 “주민 동의는 일렬번호를 받은 뒤 할 수 있는 행위로, 해운대구는 법을 무시한 행정지시를 내린 셈”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삼성콘도맨션.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관련 규정 미비로 두 개의 정비업체가 뛰어드는 등 혼선이 빚어지면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올해 2월 시행에 들어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의 세부적인 규정안이 마련되지 않아 한 개 사업지에 다수의 정비업체가 난립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기초자치단체는 “주민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세부적인 시행 기준을 자치단체 조례안에 규정하도록 하고 있어 당분간 이런 혼선은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해운대·남·수영구 등을 중심으로 부산지역 곳곳에서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문제가 된 사업장은 166세대 규모의 삼성콘도맨션.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해운대구가 사업 추진의 첫 단계인 ‘일렬번호’를 부여하지 않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가 정비업체에 ‘일렬번호’를 부여하면 정비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주민동의 75%를 얻은 뒤 사업 시행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

해운대구가 일렬번호 부여를 미루는 이유는 사업지에 두 개의 정비업체가 각각의 일렬번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둘 중 하나의 업체에 일렬번호를 주면, 나머지 업체의 요구도 수용해야 한다”며 “결국 하나의 재건축 사업이 두 업체가 추진하면서 주민 사이의 갈등을 유발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비업체별로 주민에게 제시하는 재건축 규모 역시 제각각이어서 섣불리 사업을 추진할 경우 위험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기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과 달리 정비구역 지정과 주민을 중심으로 한 추진위원회 구성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은 대규모 개발 사업 대신 소규모 주택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즉 추진위가 구성돼 정비업체를 지정하는 과정이 아닌 사업 추진 의사를 가진 정비업체가 먼저 주민에게 접근해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민 중심의 추진위 등 사업의 대표성을 상징할 만한 조직이 없어 사업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정비업체가 난립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법안은 마련됐지만, 나머지 기준은 자치단체 조례로 만들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례가 없는 현재 조례안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부산시 김형찬 창조도시국장은 “사업 초기라 다듬을 부분이 많다”며 “우선은 사업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이 이뤄질 전망이나, 원도심권까지 사업이 확대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으로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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