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자동차 산업 경기불황에
- 공급가 내려도 기업들 외면

부산도시공사가 기장군 장안읍에 조성 중인 오리일반산업단지(이하 오리일반산단·조감도)의 저조한 분양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 지역의 주력 업종인 조선과 자동차 관련 산업의 극심한 침체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산업용지 분양에 나선 지 2년이 지나도록 대부분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26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오리일반산단 산업용지 전체 80필지 가운데 4필지만 분양됐다. 2016년부터 분양을 시작해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오리일반산단은 2013년부터 조성 공사를 시작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171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전체 60만5960㎡ 부지 가운데 산업용지는 40만9126㎡(80필지)를 차지하고 있다. 입주가 가능한 산업군으로는 ▷식음료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금속 ▷의료·전기장비·기타기계 ▷운송장비 ▷기타제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운송장비에는 지역 주력 제조 산업군인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가 포함된다.

오리일반산단은 조성 초기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부산울산고속도로, 기장대로 등과 가까워 입지 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울산의 조선 및 자동차산업과 연계돼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지역 제조업 전반이 위축됨에 따라 저조한 분양을 보이고 있다. 부산도시공사는 2016년 하반기에 3.3㎡당 135만 원의 기준원가를 제시해 분양을 시작했지만, 저조한 분양으로 지난해 10월 3.3㎡당 127만 원으로 공급원가를 낮췄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산업별 협회 등을 찾아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지역 기업의 반응이 좋지 않다”며 “산업용지가 분양돼야 지원시설용지 등의 분양 절차를 시작할 수 있어 최근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단 입주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분양가와 인력 수급 여부가 꼽힌다. 오리일반산단이 주거지와 가까운 것도 아닌 데다, 공급원가가 싼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울산 제조업 침체도 문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최수정 부산본부장은 “울산 제조업의 경기 회복에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분양을 위해서는 공급 원가를 더 낮추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적자를 감수하며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것도 쉽지 않아 도시공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