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내 증시 전광판에 이날 주식·외환시장의 거래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코스피가 23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로 ‘쇼크’ 수준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대형 악재에 맞서 굳건한 모습을 보였으나 미국발 악재를 하루 만에 또 만나면서 패닉 장세에 빠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26포인트(3.18%)나 급락한 2416.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9.29포인트(1.97%) 하락한 2446.73으로 출발했다. 이 낙폭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줬지만, 그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하락 폭은 더 벌어졌다. 결국 3%가 넘는 낙폭을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438억 원과 1332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754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지수는 더 떨어졌다. 전 거래일보다 무려 41.94포인트(4.81%) 폭락한 829.68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을 겨냥한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패키지 발표로 양국의 통상마찰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락했고, 그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중 500억 달러(54조 원)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93%)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2.52%), 나스닥지수(-2.43%)가 모두 곤두박질쳤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4.51% 급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대, 홍콩 항셍지수도 3%대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