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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6> 세현인터내셔널 오현정 대표

철학이 담긴 유아매트 … 미적 감각에 엄마 마음을 더하다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2-12 19:05:3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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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부품 생산 가업 이어받아
- 디자인 경험 접목 … 업종 탈바꿈
- 수입제품 홍수 속 매출 고공행진

- TV방영 뒤 ‘대박이매트’로 인기
- 13개국 수출 … 동남아 진출 추진

㈜세현인터내셔널 오현정(여·49) 대표와 지난 1일 부산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경남 김해의 세현인터내셔널은 ‘퍼니존(FUNNY ZONE)’이란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폴리우레탄폼(PU폼)으로 유아 매트리스 등 놀이 교구·시설을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다. 설치 장소에 맞게 매트리스 배치부터 디자인까지 해준다.
   
㈜세현인터내셔널 오현정 대표가 지난 1일 부산 한 커피숍에서 “단가에 맞춰 물건을 파는 단순한 사업보다 유아용품에 대한 철학이 담긴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종진 기자
최근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해 엄마들 사이에서는 일명 ‘대박이 매트’로 유명해졌다. 축구선수 이동국의 아들 대박이(본명 시안)가 오 대표가 손수 꾸민 매트 위에서 노는 장면이 방영됐다. 보통 이런 제품들은 방송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퍼니존 제품은 PPL이 아니다. 5명의 아이를 기르는 이동국의 아내가 직접 제품을 깔아달라고 주문했다.

오 대표는 “아이를 안전하고 소중하게 키우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제품을 만든다. 이렇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 같다”면서 “지금은 대학생이 됐지만 내 아이도 어릴 적부터 자사 제품 위에서 뛰어 놀며 자랐다. 어느 엄마나 다 똑같은 마음 아닐까”라고 말했다.
■가업 일으킨 맏딸

부산이 고향인 오 대표는 미대를 졸업하고 상경해 인테리어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대 중반에 접어든 1995년.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세현인터내셔널의 전신인 ‘천경산업’를 이끌던 오 대표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1979년 세워진 천경산업은 PU폼으로 자동차부품 등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업체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천경산업은 친척들 손에 맡겨졌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회사 매출은 반 토막이 났고 부도를 맞았다. 오 대표의 어머니는 남은 회사 자산을 정리해 노후자금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오 대표는 그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회사를 맡기로 하면서 다시 부산으로 내려왔다.

1999년 1월 처음 회사에 나온 오 대표는 최악의 상황임을 직감했다. 해당 업종 자체가 땅, 기계 등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야라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해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오 대표는 현재 가진 재료로 완성품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아버지가 물려준 PU폼 생산 시설 등과 자신이 아이를 기르며 또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면서 경험했던 것을 접목해보니 나온 결론이 유아 매트리스였다.

2000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오 대표는 2002년부터 ‘퍼니존’으로 유아 매트, 블록 소파 등 여러 제품을 출시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던 제품이다 보니 가능성도 보였다. 기존에 있던 제품들은 대부분 수입 제품이었다. 그러나 수입 제품은 일부분이 터지거나 찢어져도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오 대표는 이런 빈틈까지 노리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때부터 그는 온 힘을 다해 유치원 어린이집 등을 상대로 영업에 매달렸다.

동시에 자동차부품도 계속해서 생산하며 연착륙을 시도했다. 오 대표는 2008년까지 자동차부품 납품을 이어갔고 또 2013년까지 기존에 납품하던 병원 침대 매트리스도 생산했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과 자신의 사업을 결합하는 동시에 업종 전환을 통해 천경산업을 세현인터내셔널로 재탄생시켰다.

■색에 대한 철학

무너질뻔한 가업을 다시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 대표만의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그가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색깔이다. 오 대표는 “아기가 태어나면 오감이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시각이다. 아기가 모빌을 보면 반응을 하는데 움직이는 모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색깔 때문이다”면서 “아이의 성장이 더디고 느리면 파란색이나 노란색, 소화가 잘 안 되면 오렌지색, 애정결핍을 보이면 핑크색이 좋다. 무분별하게 아무 색깔의 매트를 사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색깔과 제품에 대한 깊은 철학은 자연스레 매출 상승과 수출 증대로 이어졌다. 현재 세현인터내셔널의 연 매출은 50억 원에 달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수출은 현재 중국, 일본 등 13개국에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동남아 국가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유치원, 어린이집, 가정집을 넘어 백화점, 음식점, 카페, 자동차 매장, 쇼핑몰, 부동산사무실 등 아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 대표는 올해 퍼니존을 활용해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베이비 카페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단가, 자재 등을 맞춰 파는 단순한 사업을 하기는 싫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의도와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반드시 써야 할 제품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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