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업체들 시에 어려움 호소

10년 전부터 부산 강서구 강동동 일대에 991㎡(300평) 규모의 공장을 운영해오던 A 대표는 에코델타시티 사업부지에 공장이 포함돼 지난해 공장 건물을 옮겼다. A 대표가 받은 보상비는 3.3㎡당 250만 원. 공장을 옮길 만한 장소를 물색하던 A 대표는 대저동 일대의 높은 땅값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결국 330㎡(100평) 규모의 공장을 임대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A 대표는 “월세 3.3㎡당 2만5000원의 조건으로 공장을 임대해 그나마 다행이다”며 “보상비가 주변 땅값을 반영하지 못해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현재 대체부지를 마련해달라고 시에 건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해신공항, 에코델타시티 개발과 맞물려 부산 강서구 대저동과 강동동 일대 땅값이 치솟고 있다. 이 일대는 창고형 공장이 밀집한 곳으로, 특히 개발 예정지 내의 공장 소유주들은 급격히 오른 땅값에 공장을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저동과 강동동 일대 땅값이 공장 소유주들이 받은 보상비보다 배 가까이 비싸기 때문이다. 대저동과 강동동 일대 개발 예정지의 공장 소유주들은 시에 대체부지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저동과 강동동 일대 공장 건물의 3.3㎡당 가격은 550만 원 수준이다. 2014년 3.3㎡당 400만 원이던 가격이 잇따른 개발로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강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3.3㎡당 400만 원대의 공장 매물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며 “최근 일부 공장 매물이 3.3㎡당 600만 원을 넘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에코델타시티 내 토지 소유주들이 받은 보상비가 주변 대체부지를 확보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업 개발을 주도하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에코델타시티 사업부지 내 공장 부지는 3.3㎡당 200만 원 수준으로 보상이 이뤄졌다. 전답은 3.3㎡당 60만 원으로 책정했다. 전체 면적 1177만㎡에 이르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명지·강동·대저동 일대에 2조5300억 원의 보상비가 풀린다. 명지동과 강동동은 거의 보상이 완료돼 이미 1조8500만 원의 보상비가 지급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대저동에 보상비를 지급하고 있다. 김해신공항도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풀릴 전망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9734억 원 규모의 보상비를 책정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이 잡혀 있지 않았지만, 에코델타시티 내 토지 또는 공장주가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대저동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B 대표는 “에코델타시티를 스마트시티와 연계해 개발한다는 정부 방침에 주변 기업인들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2030엑스포 유치 추진 등으로 대저동 일대 땅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에코델타시티 사업부지 책정 보상비 공장 부지(3.3㎡당) 200만 원 수준 전답 (3.3㎡당) 60만 원 전체 1177만㎡ 2조5300억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