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 건조·인도 능력 인정받아
- 글로벌 경쟁력 갖춘 조선소 입증

한진중공업의 해외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에 성공했다.

한진중공업이 26일 프랑스 최대 해운사인 CMA CGM에 인도할 2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중공업 제공

한진중공업은 프랑스 최대 해운사인 CMA CGM이 발주한 2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 가운데 1척을 26일 최종 인도한다고 25일 밝혔다. 인도 서명식은 CMA CGM 임원과 조선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열린다.

한진중공업이 2015년 수주한 이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폭 59m, 깊이 33m 규모로 한 번에 20ft짜리 컨테이너 2만1000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ULCS·Ultra Large Container Ship)이다. 갑판 면적은 축구장 4개를 합쳐놓은 크기다. 적재한 컨테이너를 한 줄로 놓으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거리(127㎞)와 맞먹는다. 컨테이너선은 크기가 클수록 적재량이 늘어나 운송비용을 줄이고 운항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해운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컨테이너선도 대형화하는 추세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300만 ㎡ 규모의 큰 부지와 길이 550m, 폭 135m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을 갖추고 있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적합하다. 이번에 인도되는 선박 외에 나머지 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체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피로설계 수명을 늘리고 특수 후판을 사용해 선체 구조를 강화했다. 신형 엔진에 에너지 절감 장치를 장착하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세계에서도 손꼽힌다”며 “이번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와 인도는 수빅조선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수빅조선소는 2009년 첫 선박을 인도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13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현재 건조 중인 나머지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도 올해 안에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