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백화점 매출 20~50% 늘어
- 캐릭터로 꾸민 제품 인기는 시들

신학기를 앞두고 지진 교통 익사 사고에 대비한 아동용 책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결과로, 캐릭터 인형 등으로 꾸민 가방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6층 아동 스포츠 브랜드 ‘휠라키즈’ 매장을 찾은 어린이가 가방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23일 부산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학기 가방 판매 매출이 브랜드별로 20~50%까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나 익사 지진 등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가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아동용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키즈’의 경우 전면에 빛을 비추면 별빛처럼 반짝이는 반사 원단을 사용해 교통사고에 대비한 가방을 내놨다. 이 가방의 3가지 색상 중 2가지 색상은 동이 났다.

‘휠라키즈’ 역시 이번 신학기를 맞아 반사 원단을 사용한 제품을 내놨다. ‘네파키즈’는 가슴 앞부분 벨트에 호루라기를 부착해 위급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내놨다.

반사 원단은 야간에 도로 보수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이 교통사고 방지용으로 입는 조끼 등에 쓰인다. 자동차 전조등을 받으면 밝은 역광이 나 운전자들은 100ｍ가 넘는 거리에서도 어린이를 알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소재를 착용하면 야간 교통사고 사망률을 9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핀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는 어린이들이 착용하도록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지진 대비용 가방으로 알려진 일본 ‘란도셀’ 아동용 책가방도 여전히 인기다. 최소 3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예약 구매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가방은 부력작용이 있어 물에 빠졌을 때 구명조끼 역할을 하고, 지진이 났을 때 머리를 보호하는 기능 등이 있다. 아이들이 착용하기에 무겁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출이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큰 지진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현재 없어서 못 사는 가방으로 통한다.

반면 인형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가방은 예전만 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정은혜 바이어는 “올해 신학기 아동용 가방은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요소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경향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