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페이스·뉴발란스도 특수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패션업계는 ‘평창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창 롱패딩’이 기대보다 인기를 얻으면서 올림픽 특수를 실감했기 때문으로, 과열 양상도 우려된다.

밤샘 줄서기-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1층 평창 팝업스토어에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일명 ‘평창 롱패딩’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1000명에게만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연합뉴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마케팅의 화두는 ‘평창’으로 떠올랐다. 애초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과 수익 등에서 저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말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 씨가 평창동계올림픽에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빛이 바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마케팅 수단으로 ‘평창’ 활용을 꺼렸다.

그렇지만 평창 롱패딩 인기로 업계는 올림픽 특수를 확인했다. 평창 롱패딩은 롯데백화점과 신성통상이 협업해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중 하나로 선보인 14만9000원짜리 점퍼다. 정식 이름은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구스롱다운점퍼’다. 수십만 원대 일반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나 디자인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입소문 나면서 인기를 얻었다. 지금까지 생산한 2만3000장은 모두 팔렸고, 22일 수도권지역부터 추가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영등포점에 7000장 중 약 3000장이 풀렸다. 나머지는 24일에 부산본점과 부산 광복점 대구점 대전점 창원점 울산점 광주점 등 7개 백화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동부산점, 롯데아울렛 수완점 등 3개 아울렛 점포에서 판매된다.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끌자 롯데백화점은 제조업체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해 롱패딩을 출시하기로 했었다. 정식 이름은 ‘롯데PB롱패딩’이었다. ‘No nation, No brand(무국적, 무상표)’라는 콘셉트로 준비한 상품으로 평창 롱패딩과는 무관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평양 롱패딩’이라는 이름이 나돌기도 했다. 그렇지만 백화점 측은 내부사정으로 출시를 철회하기로 했다.

아웃도어 제조사 노스페이스는 평창동계올림픽 로고가 들어간 2가지 상품을 선보였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의 이름을 딴 ‘연아롱다운2’를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3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주문 후에나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인기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얻으면서 올림픽 마케팅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평창과 연결하면 본전은 얻는다며 너도나도 뛰어들어, 올림픽 시작 전에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