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지진 여파 수능 연기에도

- 수만 명 몰려 흥행불발 우려 불식

- 도시철도 센텀역에도 체험관

- 부산업체 모바일 게임 등 즐겨

16일 ‘지스타2017’이 개막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수만 명의 관람객이 게임의 향연을 즐겼다. 이날로 예정됐던 수능 시험이 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일주일 뒤로 미뤄지자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지스타 관람을 내년으로 미뤘지만 이날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가 휴교를 해 수능과 상관없는 고등학생들이 벡스코로 몰렸다.

이날 지스타 관람을 위해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에 내리자 새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해마다 열리는 지스타를 이제는 도시철도 역사에서 매일 즐길 수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교통공사가 센텀시티역 12번, 13번 출구 방향에 84.5㎡ 규모의 공간을 지스타 상설 게임체험·홍보관 ‘지스테이션(G-Station)’으로 꾸민 것이다. 특히 지스테이션 모바일 존에는 부산지역 게임 업체가 만든 모바일 게임이 배치돼 부산 토종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지스테이션을 지나 ‘진짜’ 지스타가 열리는 벡스코 내 전시장으로 들어가자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채 관람 중이었다. 부산 시내 한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학생은 “오늘 하루 학교가 휴교를 해 친구들과 함께 지스타를 구경 왔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며 즐거워했다.

게임 업체 관계자들도 예상보다 많은 학생 관람객에 놀란 모습이었다. 주요 스폰서로 이번 지스타에 참여한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 소병균 부사장은 “갑자기 수능이 연기되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학생 관람객이 많이 찾아 깜짝 놀랐다. 주말에는 더 많은 학생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지스타에서 기가(GiGA) 인터넷망을 이용한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는 KT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행사 기간 중 가장 주목받는 첫날(16일)이어서 참가자가 급격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크고 작은 여진이 영남권을 중심으로 계속되거나 수능을 앞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면 행사 분위기 자체가 다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스타에 참여한 주요 업체들은 관람객 감소가  현실화되더라도 부스 축소나 행사 취소 등은 고려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석주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