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10·24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발표 직후 시장은 ‘센 놈’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번 10·24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관련 종합대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발표되었던 이전 대책들이 시장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문제 해결식의 임시 대응책이었다면, 이번 종합대책은 말 그대로 문재인 정부의 주택 및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종합대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14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더 이상 늘리지 않기 위해 대출은 규제하고 투기적 수요는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들에 의한 시장 교란을 막기위해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통해 신규 대출을 옥죈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이번 종합대책은 가계부채 문제와 투기적 수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은 발표된 대책의 내용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강력한 수단을 통해 다주택자들에게 더 이상 집사지 말고 시장을 투기장화 시키지 못하게 하는 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그로 인해 야기될 시장의 왜곡 문제를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규제는 있는데 ‘시장’이 빠졌다. 주택 가격은 수급, 즉 수요와 공급에 의해 만들어 진다. 이번 대책에 공급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집단 대출 금액을 줄이면서 오히려 공급 불안 요인은 더 커졌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내용이 대책에 없으니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불안 요인은 이번 대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위협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이번 대책이 갖는 한계다. 또 있다. 기존 주택에 대한 대체 수요자와 실수요자들까지 돈줄이 막히는 ‘돈맥경화’를 촉발 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됐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게 보여 주었으나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은 ‘규제를 위한 통제로서의 대책’ 성격이 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장에는 투기적 수요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또 모든 지역 시장이 같지도 않다는 점에서 지역 맞춤형 대책으로서의 디테일 또한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가계부채 총량과 다주택자들에 의한 시장 교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통제하되 시장 자체의 활력까지 위축시키려 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시장이 빠진 규제는 ‘정부 실패’의 또 다른 이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