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화 땐 ‘컨’ 5만개 유치 효과
- 감천항 환적기능 회복 청신호

부산항만공사(BPA)가 세계 최대의 명태 수출국인 러시아 극동지역과 수산물류 협력을 추진한다.

부산항만공사는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중앙정부 산하기관인 극동투자수출지원청과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5일 밝혔다. 양해각서 체결식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 등 양국 각료들이 참석해 사업부지 확보 지원, 정보 교환 등 한러 양국 정부 지원을 약속한다.

이번 러시아 극동지역과의 수산물류 투자협력사업은 6,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동방경제포럼은 동북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극동개발 정책과 유라시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이다. 이번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등 정부 인사와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수협중앙회 등 1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한다.

부산항만공사는 한국통산, 유니코로지스틱스 등 우리나라 수산물류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극동러시아에 유통센터 등 수산물류콤플렉스를 건립,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5만ｔ 규모의 수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냉동창고와 이를 수출하기 위한 부두시설을 한국 기업들과 함께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후 실제 투자가 이뤄져 성과를 내면 러시아에서 부산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냉동 환적화물을 6ｍ짜리 컨테이너 기준 5만 개가량 유치하는 효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가 러시아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단순히 원료를 수출하는 데서 벗어나 가공국으로 전환하려는 계획과 맞물려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협력사업을 통해 러시아가 어획한 수산물을 현지에서 하역·가공한 후 부산항으로 환적해 보관·가공·유통하는 양국 간 최적의 국제 분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수산물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라시아와 태평양 지역으로 운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원양수산물의 본산인 부산 감청항은 잃었던 수산물의 환적기능을 회복하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MOU를 위해 앞서 러시아를 다녀온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러시아는 한국의 투자를 통해 명태를 자국에서 직접 가공, 수출함으로써 고용과 세수 증대를 바라고 있다”며 “양국 정상 회담에서 힘이 실리면 이 사업이 의외로 빨리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이번 극동러시아와 협력사업을 통해 그동안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로 직기항하던 수산물류를 부산항과 연계시켜 수산 환적 물동량을 늘리고 감천항의 수산물류 허브 기능을 활성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