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환수해 고용 창출에 써야”
- 사측 “규정 없어… 앞으로 협의”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했던 공기업 성과연봉제가 잇따라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기이행 성과급의 용처를 놓고 사측과 노조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어 향후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성과연봉제는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등급별로 평가해 임금을 책정하고자 시행된 제도로, 부산시 산하 6개 공기업 역시 지난해 도입했다. 그러나 노사 합의 없이 짧은 기간에 도입되면서 갈등이 빚어졌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도입 여부를 각 기관의 자율에 맡겨 시행토록 방침을 정하면서 기관마다 이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도시공사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면서 첫 포문을 열었다. 부산교통공사 역시 이달 중 이사회를 개최해 폐지할 예정이며 부산시설공단, 스포원, 부산관광공사, 부산환경공단 역시 이달 중 혹은 늦어도 하반기에는 폐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과 노조에 따르면 폐지를 하더라도 이미 확보된 조기이행 성과급을 둘러싸고 더 큰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제때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에는 월보수액 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일부 공기업 직원들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노조 방침에 맞춰 이를 수령하지 않거나 반납했는데 성과연봉제 자체가 폐지되면서 이 자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도시공사의 경우 조합원 151명(전 직원 225명) 중 122명이 성과급 수령을 거부했다. 4억 원 중 2억3000만 원가량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 교통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노조원의 97.5%가 수령 후 반납했다. 지급된 37억9300만 원 중 29억4000만 원을 노조가 보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과급에 대한 용처는 물론이고 수령자 혹은 반납자와 그렇지 않은 직원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미 수령한 성과급을 강제로 환수할 수 있는 규정이 현재로선 없어 자율 반납에 맡겨야 한다. 사측과 노조의 의견도 엇갈린다. 부산지하철 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자체가 폐지되는 마당에 성과급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받아간 이들도 사회적으로 환원해 일자리 창출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공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비조합원 성과급을 반납할 계획은 없다. 앞으로 노조와 협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도시공사 노조 관계자는 “도입할 때는 강제로 추진해 놓고 폐지 때는 노조와 사측이 합의해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니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만 가중된다”며 “발전노조 등 규모가 큰 기관의 동향을 파악해 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김진룡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