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 구간

- 시, 80% 보상완료·106억 투입
- 나머지 예산 38억 투입 불투명

# 미포오거리~철길건널목 구간

- 해운대구, 예산 확보안돼 미루다
- 6년새 땅값 올라 사업비 ‘200억’

- 엘시티 입주 땐 일대 교통대란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로비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의 재판 과정에서 엘시티 주변 도로 확장에 부산시 예산 투입이 특혜로 규정(본지 7일 자 3면 보도)되면서 도로 확장공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예산 지원이 특혜로 지적된 상황에서 관련 예산을 추가 배정하기도, 그렇다고 이미 시작한 보상 작업을 중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구간은 보상비 폭등으로 사업비가 크게 증가한 데다 사업비 부담 주체를 놓고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갈등을 빚으면서 시작조차 못 하고 있어 엘시티 입주가 시작되면 이 일대 교통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공사 비리에 연루된 인사들이 법원으로부터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공사 현장 주변 도로 확장사업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해운대해수욕장 앞 해상에서 바라본 엘시티 공사 현장. 국제신문DB

■추가 예산 지원 논란 불가피

7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2011년 3월 열린 부산시 건축심의에 따라 확장해야 하는 엘시티 주변 도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 왕복 2차로 도로(615ｍ) 구간이며, 나머지 하나는 미포오거리~미포바닷가 철길건널목 125ｍ 구간이다. 당시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해운대구청은 논의 끝에 엘시티 부지에 맞닿아 있는 일부 구간을 제외한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 구간은 부산시가, 미포오거리~철길건널목 구간은 해운대구청이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14년부터 예산을 투입해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 구간(엘시티 사업자 부담 구간을 제외한 300ｍ)을 폭 15ｍ에서 20ｍ로 확장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으며 현재 80%가량 보상이 완료됐다. 총사업비 144억 원 중 106억 원이 투입됐고, 내년 이후 38억 원이 추가 투입돼야 엘시티 완공(2019년 11월 예정) 전에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시의 도로 확장 예산 지원으로 인해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뇌물죄(알선수재)를 인정받으면서 추가 예산 지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포오거리~철길건널목 구간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2011년 당시엔 해운대구가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했지만 사업비 확보가 원활하지 않음에 따라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그 사이 땅값이 7배가량 급상승해 애초 70억 원이던 사업비가 2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해 사업은 더욱 어려워졌다.

더구나 현재 해운대구는 이 구간 역시 시가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꾸준히 시비를 신청하고 있으나 시는 구가 관리하는 도로인 만큼 구비를 활용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면서 사업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구간 역시 시비든, 구비든 공공기관의 예산이 투입될 경우 특혜 시비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엘시티 준공 전 사업 완료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교통대란 우려도 커져

결국 특혜성으로 예산 지원이 결정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던 도로 확장 사업이 이처럼 지체되자 엘시티를 포함한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의 교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시티는 아파트 882세대와 레지던스호텔 561실, 관광호텔 260실에다 대규모 상업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입주가 완료되면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1년 부산시 건축심의 당시 위원들도 “엘시티(해운대관광리조트)가 완공되면 하루 3만 명 이상 유동인구가 발생하고 달맞이고개 입구 미포오거리 교통량도 여름 성수기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먹는 시간당 1820대까지 늘어나게 된다”며 준공 전까지 도로 확장 등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단 바 있다.

부산시 심성태 도로계획과장은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 구간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신시가지와 달맞이고개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로, 이미 보상을 시작한 데다 향후 해운대 교통 상황을 봐서도 중단하거나 놔둬서 될 구간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앞으로 예산 추가 투입은 당장 결정할 수는 없는 만큼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뾰족한 묘안이 없다는 이야기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