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27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보완할 사항이 있다면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 개정 반대 기조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산업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해서는 일부 조항을 수정할 수는 있다는 뜻이다.

박은정(오른쪽)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4일 ‘대학신문 기자단 초청 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이 다가오는 추석에 친지와 이웃 간 선물을 주고받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법 개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김영란법 시행령에 따른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이란 가액 변경 의견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수산업과 농업 등 1차 산업의 위축 현상이 확인되면 가액 변경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김영란법이 농·축·수산업이나 화훼업 등을 비롯해 그 영역을 넘어서는 거시적인 경제에 미치는 지표들을 검토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합리적 절차를 거쳐 보완하겠다”면서 “규제나 법제 심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론화도 될 것이고 다른 부처의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막연히 추석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특정 직종의 부진 등의 관점에서 가액을 조정한다면 새 정부의 반부패 정책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며 “정책과 법에 최소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안 됐고 최소한의 경제주기를 분석하는 데 적어도 1년 이상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김영란법의 원안에 포함됐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추가할 방침이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 등’이 직무를 수행할 때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공정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직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