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 회동에서는 동반성장 등을 통한 기업의 사회 기여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과거 정부에서 양측 간 회동 의제가 주로 '대기업의 투자·고용'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재계가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이동근 상근부회장(첫째 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15대 그룹 대표단이 서울 대한상의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국내 15대 그룹(삼성·현대차·SK·LG·GS·한화 등)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문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 등을 이같이 조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과 그룹 총수 간 첫 회동을 앞두고 재계의 요구 사항과 관련 의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애초 이달 말로 전망된 회동 시기는 다음 달 중순 이후로 결정됐다. 대한상의 측은 "이달 말 정부의 경제정책 발표와 다음 달 초 문 대통령 휴가 기간 등을 고려해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준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대기업들이 비판을 받고 있지만 국가·경제적으로 기여도 하고 있으니 사회적 기여와 관련한 좋은 사례를 발굴해서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15대 그룹 대표단도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솔선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반면 대한상의와 이들 그룹은 과거처럼 투자 및 고용 관련 계획을 일괄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 등을 강조하는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할 당시 경제인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롯데와 포스코, KT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그룹도 다음 달 열리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