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는 89명 전담팀 운영해 '대조'
- 부산, 도시 쇠퇴 전국 1위 수준
- "지역맞춤형 전략 주도해야" 지적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사업에 매년 10조 원, 5년간 5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도시재생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나 부산지역 도시재생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부산도시공사는 정작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다른 관련 기관들은 조직 개편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산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부산도시공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도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14년 처음 도시재생 팀을 구성하고 이듬해 도시재생처로 승격시켰다. 현재는 2개 팀에 팀장과 처장을 포함해 11명이 소속돼 있다. 이는 전체 인원의 5.2% 수준이다.

문제는 이처럼 도시재생 부서는 있지만 실제로는 거시적 안목에서의 도시재생 전략 수립과 전통적인 의미의 도시재생 사업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략사업 팀과 재생사업 팀 대다수는 행복주택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동부산 해녀복지관 건립사업과 문현금융단지 3단계 부지 재매입도 도시재생처 업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후지역 개선 등은 사회공헌 사업의 일부로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도시재생과 연관된 다른 기관들은 발 빠르게 이슈 선점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미 지난 5월 말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대비한 별도 지원단을 꾸리거나 TF를 조직해 도시재생 전담 부서를 보완·신설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SH는 도시재생본부를 운영하며 본부 산하에 3개 처, 9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인원은 89명으로 전 직원의 12%가 넘는다. SH 도시재생본부는 재개발 사업 공동시행부터 도시재생 대상지 발굴, 쪽방 리모델링 등 재생사업 대행, 공동체주택관리 등 도시재생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 출자기관인 부산도시공사가 지금이라도 도시재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도시재생·전략포럼 주최로 HUG 회의실에서 열린 '도시재생 뉴딜의 실천과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국토연구원 이왕건 도시재생연구센터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실효성을 제고하려면 지역의 역량을 강화해야하고, 그 일환으로 지역 공공기관이 공공디벨로퍼로서 역할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은 특히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2016년 전국 도시 쇠퇴 현황에서 도시재생 활성화 대상 지역 1위(본지 5월 18일 자 1면 보도)를 기록했을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 많다.

이에 대해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 부산시와 도시재생 MOU를 맺는 것을 계기로 다른 기관을 벤치마킹해 도시재생 사업에서의 역할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