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개업소 매물 싹 사라져
- 일각 "반짝효과…해법 안 돼"
지난해 전국 최고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부산 동래구 명륜 자이아파트에서 분양권 다운거래 의심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본지 28일 자 13면 보도)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는 분양권 거래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끈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이번 단속이 상승세를 붙잡고 과열 분위기도 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부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권 거래 시 다운계약서 작성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분양권 다운계약서란 실제 거래한 웃돈(프리미엄)보다 낮게 신고하는 것으로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기 위해 동원되는 수법이다. 현재는 분양일로부터 1년 미만은 55%(지방소득세 5% 포함), 1~2년 미만은 44%(지방소득세 4%), 2년 이상은 양도 차액에 따라 6~40%(세율의 10% 지방소득세 추가)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웃돈이 붙은 1년 미만 분양권을 거래할 경우 55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운계약서는 웃돈이 커질수록 횡행할 수밖에 없는데, 특히 부산은 최근 수년간 활황이 이어진 데다 분양권 전매 비율이 전국 최고치여서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이달 합동 단속에 이어 무더기로 다운계약 의심 사례가 적발되면서 시장이 바짝 움츠러들고 있다. 부산에서 아파트 분양권을 거래해 온 한 공인중개업소 소장은 이날 "최근 다운계약서 문제 때문에 분양권 매물이 싹 없어졌다"고 전했다. 동의대 강정규(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단속은 다운계약서 작성이 불법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시장을 진정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의심 사례가 포착되더라도 이를 대비해 이미 금융 거래 서류를 작성해 놓는 경우가 많아 매도자와 매수자, 부동산중개인이 입을 맞추면 불법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300건에 달하는 무더기 의심 사례가 나와 단속했지만, 실제로 적발된 사람은 외부에서 위장 전입한 투자자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던 것으로 안다"며 "일시적으로 주춤하겠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특단의 대책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늘 그랬듯 원상 복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세금 때문에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단속 건수만 발표할 게 아니라 다운계약서가 탈세와 중대 범죄라는 인식을 갖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