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지 거론되던 중국·일본 제쳐
- 민항 조종사 수요 증가세 맞춰
- 항공산업·인재유치 등 효과 전망
- 부지문제·구축시설 논의는 과제

부산시가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학교(UND) 항공대 아시아 분교 유치(본지 지난 4일 자 11면 등 보도) 성공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미국 현지에서 상호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동안 각축을 벌였던 일본 중국 등의 경쟁 도시는 일단 따돌린 셈이다. 그러나 부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부산시는 시 경제사절단 미국 순방 기간이던 지난 8일 UND 측과 항공대 아시아 분교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UND 측은 애초 부산 이외에도 일본과 중국 등을 검토했지만, 입지 면에서 부산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부지 등의 문제로 지난 1년간 논의 수준에 그치던 항공대 아시아 분교 유치는 지난 6일 시작된 부산시 미국 순방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직접 UND를 찾아 고위급을 만나 설득하며 구체적인 결론이 나왔다. UND 역시 이달 초 시에 공식적으로 분교 설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UND 항공대는 미국 내 민간항공 조종사 최다 배출 대학이자 9년 연속 1위 항공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향후 항공대학 부지를 UND 측과 조율할 방침이다. 30~40대에 달하는 헬기와 비행기는 물론 격납고 정비소 훈련시설과 활주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외국 대학 분교를 유치하는 것보다 부지 선정 과정이 복잡하다. UND 측이 제시한 부산 강서구 일대는 신공항 확장 계획이 맞물려 쉽사리 부지를 내놓을 수 없는 처지다. 이 문제로 부산시는 UND 측과 1년 가까이 논의만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아시아 분교를 유치함에 따른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ND 항공대학이 민간조종사뿐 아니라 사업용조종사 면허권까지 가지고 있어 부산에 분교가 들어설 경우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인재들을 부산에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해 신공항 확장과 저비용항공사 확대 등에 따른 국내 수요뿐 아니라 향후 아시아권 전체적으로도 민간항공 조종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항공산업에도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시 정옥균 연구개발과장은 "우선은 타당성 검토 작업에 들어가 적절한 부지를 찾는 작업부터 시작할 방침"이라며 "경남권과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