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1위 기업인 애플의 현금 보유액이 2500억 달러(285조 원 상당)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애플이 막대한 유동성 자금을 어디에 활용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2분기(1~3월) 기준 애플의 현금성 자산이 25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애플의 현금성 자산 증가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간당 360만 달러씩 늘어난 결과다. 현금성 자산이란 현금을 비롯해 주식과 미 재무부 채권 등 유가증권을 통칭한다.

　애플의 이런 자산 규모는 영국과 캐나다의 외환보유액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애플이 이처럼 많은 현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은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가 1997년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체득한 위기 대응 방법이 지금까지 이어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또 애플의 현금성 자산의 93%가 전 세계에 분산돼 있는 것을 근거로 이 회사가 미국 내 법인세 부담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의 국외 현금 자산을 미국으로 끌어오기 위해 대대적인 세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애플이 자신의 막대한 유동성 자본을 토대로 초대형 인수합병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이 자기 주행 차량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2015년 한 투자자가 애플의 팀 쿡 CEO에게 테슬라 인수 의향을 물었지만, 팀 쿡은 즉각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등 콘텐츠 기업도 애플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