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정국 불확실성의 시대
- 경기위축 속 섣부른 규제
- 부산 지탱한 분양시장 타격
- 기존 아파트 값도 흔들어
- 부동산 장기 침체될 가능성
- 주택·건설업계 직격탄
- 고용시장에도 악영향
- 정책엔 공감…시기가 문제
- 연기·한시적용 검토해야
부산지역에도 분양권 전매 제한이 이뤄지면 제한 기간에 따라 그 충격파가 달라질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만약 서울 강남 4구처럼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까지 전매를 할 수 있는 길이 막히면 부동산·건설산업은 물론이고 부산 경제 전반에 미칠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분양 시장의 갑작스러운 위축은 주택건설업을 포함한 전문·설비건설업 등 건설산업 전반의 불황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경기에 미치는 심리적 악영향이 경제 전 분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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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이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부산지역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를 할 것으로 8일 알려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말 부산지역에서 분양한 한 민간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국제신문DB |
이와 반대로 기간이 짧아질수록 충격은 그나마 줄일 수도 있어 이상 과열 현상을 주도한 투기자본은 걸러내되 지역 경기 급랭은 줄일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 장기화와 조기 대선 가능성 등 불확실성과 혼란이 여전한 가운데 가뜩이나 지역의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현 정부가 지역 경기 급랭 가능성을 안은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 지역 주택건설업계 발끈
당장 부산지역 주택건설업계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입장이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이뤄지면 그만큼 분양권을 거래할 기간이 줄어들고, 짧은 기간에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이 빠져나가 거래량이 줄어든다. 이는 결국,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서울 강남 4구는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급격하게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내려가 0.5%가 넘던 주간 상승률이 한 주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2000년대 초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분양권 전매를 한 차례만 가능하도록 규제했을 당시 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은커녕 계약금까지 깎아주면서 물량을 땡처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부동산 시장은 이른바 '경착륙 충격' 속에서 상당 기간 침체를 겪었다.
부산지역 한 주택건설사 관계자는 "경쟁률과 분양률이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의미다. 분양시장 불씨를 살리려는 업계 쪽 대책이라고 한다면 중도금 무이자 정도일 텐데 이미 상당수 업체가 시행하고 있어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주택건설협회 김종탁 회장은 "그나마 부산지역에서 잘 되는 것이 아파트 분양 시장인데 지역 경제의 마지막 불씨마저 꺼트리려 하니 큰일이다. 현재 정부 자체 컨트롤타워도 흔들리는 상황이라 나중에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공생할 묘안을 찾아야
정부가 분양권 전매 제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무엇보다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서다. 부산의 경우 지역에 따라 지난해에만 최고 50%가 오르는 아파트가 나왔는가하면, 청약 경쟁률 10위 내 절반이 부산지역 단지가 차지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특히 분양권 전매 비율이 서울보다 4배가량 높았으며, 이 과정에서 최고 1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따라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지 못하면 그만큼 투자처로서 매력이 줄어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이는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로 이어진다.
특히 투자 세력을 걸러내고자 도입한 제도가 지역 경제 침체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은 조선·해운 불황 등으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그나마 부동산 활황으로 건설 경기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기자본은 줄이되 지역 경기 하락은 막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전매가 모두 막힌 강남지역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1 년6개월 전매 제한이 적용된 강북은 비교적 그 여파가 덜한 상황이다. 부산의 경우도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등 일부 지역이 1년 전매 제한을 받는 공공택지 분양 대상지였지만 청약경쟁률이 다소 떨어졌을 뿐 분양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투기 세력 일소라는 측면에서는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정은 진작 도입됐어야 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처럼 전매 자체를 막아버리면 너무 깊숙한 조정이 될 수 있어 도입된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간을 잡아 강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